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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사랑] 숲의 먹거리, 식용 가치를 넘어

편집  2021-09-14 07:05:45

박현 국립산림과학원장

풀잎에 흰 이슬이 맺힌다는 백로(白露)를 지나 어느덧 환한 보름달이 뜨는 추석이 성큼 다가왔다. 민족 대명절인 추석을 생각하면, 햇곡식과 햇과일을 수확하고 이를 가족·친지와 함께 나누는 풍요로움이 떠오른다. 특히, 추석에는 조상의 은덕을 기리며 차례상을 차려 평소에 귀히 여기던 음식을 올린다. 그런데 상차림에 필수로 올려지는 과일은 대추[棗(조)], 밤[栗(율)], 배[梨(이)], 감[枾(시)]이며, 이들 대부분은 밭이 아니라 산에서 생산되는 임산물이다. 산이 많은 한반도에 사는 우리 삶에서 숲이 다양한 소재를 공급하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숲에서 생산되는 물건인 임산물(林産物)의 대표는 나무, 즉 목재이다. 숲은 집을 짓거나 가구를 만들 때 사용할 수 있는 목재와 더불어 다양한 비목재임산물도 제공한다. 앞서 언급한 나무 열매만이 아니라 산나물, 버섯, 약초 등 다양한 형태로 사람들의 필요를 채워준다. 임산물은 맛과 향미를 포함한 식품 가치 외에도 약리 효능, 천연색소 등을 갖고 있어서 의약품, 도료, 화장품 등 다양한 산업 소재로 활용되고 있다. 과학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이러한 가치가 제대로 인식되면서 수요도 증가하고 있는데, '2019 임산물 생산조사' 결과에 따르면 임산물 총생산액 6조 5000억 원 중 비목재임산물 생산액은 2조 7000억 원으로 전체의 42%를 차지한다. 비목재임산물의 가치는 다양한 부문에서 발굴되고 있는데, 사실 그 가치는 무궁무진하다.

산림 분야의 유일한 종합 연구기관인 국립산림과학원은 산림자원의 가치 발굴 및 증진 차원에서 각종 비목재임산물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과거에는 생산성 향상을 위한 신품종 육성과 재배기술 개발에 초점을 맞추었지만, 최근에는 의료 및 생활 소재 산업과 연계하여 기술을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 정부의 바이오경제 관련 투자에 발맞추어 산림생명자원 연구의 중장기 로드맵을 편성하였는데, 우리나라 비목재임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것이 목표이다. 특히, 의약 및 생활 소재로 활용이 가능한 유용물질을 많이 지닌 식물을 찾아 우수 품종을 개발하고 유효성분의 함량을 높이기 위한 기술을 개발한다. 스마트온실 등 첨단기술을 접목하여 고품질 임산물의 안정적인 생산·관리 체계를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숲의 먹거리가 새로운 차원에서 활용될 수 있게 된 것이다.

추석 차례상에 올려진 각종 음식을 보며 우리 민족의 정서를 돌아보고, 과거만이 아니라 미래를 나누는 발전적인 대화가 풍성하면 좋겠다. 특히, 우리 조상들이 귀하게 여긴 임산물도 대화의 소재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하는데, 온고지신의 지혜를 함께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숲의 먹거리가 새로운 산업 소재로 거듭나 성장동력이 되고 있음을 나누며, 이번 추석에도 서로를 격려하고 행복한 미래를 꿈꾸는 시간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박현 국립산림과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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