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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범 눈치 못 채게… '필담' 기지 발휘한 경찰관

  김범진 기자     편집  2021-08-03 16:47:57

서부경찰서 구봉지구대 강진혁 순경
피해자 구제·수거책 체포에 기여

일선 지구대에서 근무 중이던 한 순경이 기지를 발휘해 보이스피싱 수거책을 붙잡는 데 기여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져 화제다. 사기수법에 속아 돈을 인출하려 은행을 찾은 70대 여성에게 보이스피싱임을 알린 뒤, 전화 너머 보이스피싱범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필담을 주고받으면서 관할 부서에 긴밀히 연락을 취해 결국 조직원 검거에 기여한 것이다.

지난달 27일 오후 1시쯤 대전 서구 관저동 한 은행을 찾은 70대 할머니 강모 씨는 급하게 고액의 현금이 필요하다며 정기예탁금을 중도해지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현금으로 2000만 원가량을 내달라고 했다. 갑자기 고액을 찾는 의외의 고객 요구를 석연찮게 여긴 은행 창구직원이 사유를 물었지만 강 씨는 횡설수설했다. 그의 휴대전화는 통화 중이었다.

이러한 내용이 담긴 112신고를 받은 대전서부경찰서 구봉지구대 소속 강진혁 순경은 보이스피싱 시도임을 직감했다. 강 순경이 은행에 도착했을 때에도 강 씨의 휴대전화는 여전히 통화 중이었다. 강 순경이 은행 직원에게 묻자 "찾는 돈은 통장으로만 입금이 가능하다고 고객에게 설명했는데도 현금이 당장 필요하다고 고집해 좀 더 물었더니, 병원비 명목이라고 말해 이상했다"고 답했다. 강 씨는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고 손을 떠는 등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수화기 건너편 상대방이 대화를 들을 수 있다는 가능성에 생각이 미친 강 순경은 말 대신 업무수첩을 펼쳐서 글을 적기 시작했다. 강 순경이 우선 한 일은 강 씨가 받은 전화가 보이스피싱이라는 것을 인지시키는 것이었다. 은행 직원에게는 강 씨가 인출하려던 돈을 일단 가인출해달라고 부탁했다. 사진을 찍어 전송해, 강 씨와 만나기로 돼 있던 보이스피싱 현금수거책을 유인할 목적이었다. 이어 강 순경은 이 상황을 즉각 서부경찰서에 알렸다.

경찰은 강 순경의 기지를 통해 보이스피싱 현금수거책인 A 씨를 현장에서 붙잡았다.

강 순경은 "최근 보이스피싱 범죄를 줄이기 위해 고액의 현금인출 요구가 있을 경우 112에 신고하도록 요청하는 등 은행들과 업무적인 교류가 많았다"며 "앞으로도 시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경찰관이 되겠다"고 밝혔다. 김범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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