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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 과학이야기] 육식성 나비

편집  2021-02-22 07:13:46

안승락 국립중앙과학관 곤충...

나비류는 성충 단계에서 용수철처럼 말 수 있는 긴 대롱모양의 입구조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모든 나비류 성충은 꿀벌처럼 꽃에서 꿀을 빨아먹으며 식물의 수정을 돕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우리나라 나비의 약 20종은 꿀을 빨지 않고 참나류, 느릅나무 등의 상처 난 곳에서 나오는 수액, 진을 먹거나 동물이나 새의 배설물, 썩은 과일의 즙액을 먹는다. 유충 때는 메뚜기 씹는 입처럼 단단한 턱으로 되어 있어 다양한 식물의 잎을 먹는 식식자이다. 그러나 일부 애벌레들은 완전 육식성, 반육식성, 공생, 기생 등 특이한 먹이생활을 하는 경우도 있다.

'바둑돌부전나비(Taraka hamada Druce)'는 우리나라 대표적인 육식성 나비로 흰 바탕 날개에 검은 바둑돌 모양의 무늬가 있다. 주로 대나무(이대, 신이대 등)가 있는 농가, 사찰, 잡목림, 밭둑 주변에 생활한다. 암컷은 '일본납작진딧물'이 많이 모여 있는 이대 잎 뒷면에 알을 1 개씩 낳는다. 부화한 유충은 진딧물을 먹고 자라며, 성충도 꽃에서 꿀은 빨지 않고 진딧물의 분비물을 먹고 산다. '민무늬귤빛부전나비'의 애벌레는 참나무류의 어린잎도 먹으면서 참나뭇과에 기생하는 진딧물이나 진딧물의 분비물을 먹는 반육식성 생활을 한다. '담흑부전나비' 1-2령 애벌레는 나무 위에서 진딧물을 잡아먹다가 3령 애벌레 때는 '일본왕개미'에 의해 개미집으로 들어가 일본왕개미의 배설물을 먹고 개미는 나비의 배설물이나 피부에서 나오는 분비물을 먹는 공생생활을 한다.

'큰점박이부전나비'와 '고운점박이부전나비' 애벌레는 식물을 먹고 자라다가 중령 애벌레가 되면 개미에 의해 개미집으로 옮겨져 개미 애벌레나 번데기를 먹고 자란다. 대신 개미에게는 몸 등 쪽의 꿀샘을 자극하면 나오는 꿀물을 주는 편리공생관계를 한다. 쌍꼬리부전나비, 산푸른부전나비, 중점박이푸른부전나비, 잔점박이푸른부전나비 4종의 유충은 식물을 먹지 않고 개미류와 사회적 기생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푸른부전나비를 비롯해 12종은 식물을 먹으면서 개미와 사회적 기생을 하는 종들도 있다.

나방류 유충은 식물을 가해하는 식식자들로 산림이나 농작물에 큰 피해를 끼치는 해충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 서식하고 있는 나방 중에서도 애벌레 생활 시기에 식물을 먹지 않고 곤충에 기생하면서 유충단계를 거치는 종이 있다. 매미에 기생하는 매미기생나방(Epipomponia nawai, Dyar)이다. 나비목 매미기생나방과에 속하며 우리나라에서는 단 1종이 알려져 있다. 기생성 나방류는 전 세계적으로 약 40여 종 알려져 있으며 주로 멸구류에 기생한다.

유충은 8월 경에 매미의 외부에 붙어서 영양분을 섭취하며 유충기간은 약 6일 정도이다. 1령 유충은 가슴 등판 부근, 2령 유충은 날개 기부부근에 주로 기생한다. 다 자라면 몸에 흰색의 솜털 같은 가루를 뒤집어쓰고 땅으로 떨어진다. 풀이나 관목류 밑에서 반원형의 흰 고치를 짓고 번데기가 되어 약 10~14일이 지나면 성충으로 출현한다. 성충은 8월 상순에서 9월 중순까지 활동한다. 매미기생나방 성충은 매우 작은 크기로 날개를 편 길이가 16-19㎜정도이다. 앞날개는 짙은 검갈 색에 청색의 인편으로 무늬를 이루고 있으며 인편은 쉽게 잘 떨어진다. 뒷날개는 앞날개보다 연한 갈색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애매미, 참매미, 유지매미, 소요산매미 등에 기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것과는 또 다른 나비의 세계가 존재한다. 안승락 국립중앙과학관 곤충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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