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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집콕 지겹다면… 마스크 챙겨 콧바람 쐬볼까

  김용언 기자     편집  2021-02-09 13:28:08
  whenikiss99@daejonilbo.com  

대전지역 가볼만한 곳


계족산 황톳길은 총 길이 14.5km로 순환 임도 전 구간에 걸쳐 붉은 황톳길이 약 1.5m의 폭으로 조성돼 있다. 맨발로 걷기 좋게 촉촉하고 부드럽게 다져놓은 이 길은 남녀노소 불문하고 힐링을 만끽 할 수 있다. 사진=맥키스컴퍼니 제공

온 가족이 모여 떡국을 먹고 한복을 입은 아이들이 세배를 하면 어른들이 덕담과 함께 세뱃돈을 나눠준다. 우리 기억 속 설 명절 풍경이다. 하지만 올 해는 다르다. 지난해 추석에 이어 두 번째 '코로나 명절'인 올해 설에는 꼼짝없이 집콕 신세를 피하기 어렵게 됐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설 명절에도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TV 리모컨을 쥔 채 방바닥만 긁기엔 꿀 맛 같은 연휴가 아까울 수 있다. 마스크 착용 등 철저하게 개인 방역 대책을 갖췄다면 가까운 지역 명소를 찾아보자. 일상생활 속 지친 몸과 마음을 회복한 후 건강하게 일상으로 돌아가보는 건 어떨까.

◇대전 대표 명소 '계족산황톳길'= 충청권 주류 업체인 맥키스컴퍼니가 2006년부터 조성·관리해오고 있는 계족산 황톳길은 총 길이 14.5km로 순환 임도 전 구간에 걸쳐 붉은 황톳길이 약 1.5m의 폭으로 조성돼 있다. 맨발로 걷기 좋게 촉촉하고 부드럽게 다져놓은 이 길은 남녀노소 불문하고 힐링을 만끽 할 수 있다.

매년 100만 명 이상이 찾고 있는 이곳은 올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한국관광 100선'에 뽑혔다. 코로나19 상황 속 명소를 지정하는 '언택트 관광지 100선'에도 이름을 올렸다. 맥키스컴퍼니는 매년 2000여t의 황토와 약 10억여 원의 비용을 들여 보수공사, 장마철 정비, 환경정화 등 방문객들이 365일 언제나 황톳길을 걸으며 힐링 할 수 있도록 최적의 황톳길 유지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맨발로 걷고 뛰는 것이 계족산 황톳길이 가진 콘텐츠의 끝은 아니다. 문화예술도 즐길 수 있다. 코로나로 현재 쉼표가 찍힌 상황이지만, 지역의 명물이 된 숲속음악회 '뻔뻔(funfun)한 클래식'과 매년 5월 열리는 '계족산맨발축제'가 이곳을 더 풍성하게 한다.

2019년까지 13회째(2020년 코로나 확산으로 미개최) 진행된 '계족산 맨발축제'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문화적 감동을 함께 느낌으로써 에코힐링의 진수를 체험 하는 세계 유일의 친환경 축제로 힐링과 문화예술, 맨발마라톤까지 즐기는 문화체험 행사다. 아직 코끝을 스치는 바람이 차갑지만 철저하게 방역 대책을 갖춰 계족산을 찾아보자.

◇옛 감성 듬뿍 소제동= 대전은 아무 것도 없는 넓은 밭이라는 의미로 '한밭'이라고 불렸다. 이런 대전이 일제강점기 철도부설지로 결정되면서 188명의 일본인 철도기술자들이 거주하게 됐다. 역 주변에는 새로운 도시가 만들어지기 마련이다. 대전천과 대동천의 합류 지점은 새로운 문화가 시작됐다. 지금의 대전역 동광장 너머 소제동 이야기가 이렇게 시작된다. 소제동은 철도 관계자들이 많이 거주해 일명 '철도관사촌'으로 불렸다. 축구장 일곱 배 크기의 소제호를 메워 마을이 만들어졌다.

소제동은 SNS 등에서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곳으로 골목마다 숨은 명소를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다다미방의 흔적이 남은 일본식 가옥의 지붕에는 관사 번호판이 걸려 있는 곳이 더러 있다. 현재로 치면 아파트의 '동호수'라고 여기면 된다.

도코노마(다다미방의 장식 공간), 도코바시라(도코노마의 장식 기둥), 오시이레(붙박이장) 등과 같은 일제강점기 주택 요소들이 아직 남아있다. 소제동이 활기를 띤 건 2016년쯤이다. 민간 주도의 도시재생 프로젝트가 추진되면서 부터다. 낡고 지저분했던 소제동에 청년문화가 스며들기 시작한 게 이때다.

옛 가옥에 현대식 인테리어를 접목한 카페와 음식점이 생겨났고 소셜 미디어에는 대전 소제동이 뉴트로(Newtro)의 성지로 여겨지게 됐다. 1920년대부터 이어진 건축 변화상을 보여주며 철도 개통을 계기로 발전한 대전의 역사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소제동의 가치가 다시 주목받게 됐다.

기성세대가 버린 공간에 청년문화가 녹아들며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었다. 저마다 특색 있는 인테리어와 시대 감성을 고스란히 담은 민간 상업시설들이 소제동 활성화의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 대전시민은 물론 전국에서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 한국전쟁 등 현대사의 굴곡을 기억하고 있는 소제동 철도관사촌은 대전의 지문이다. 다른 장소에서 찾을 수 없는 고유의 골목 패턴이 대전의 역사를 가리키는 지문처럼 아로 새겨졌다. 한국인의 생활 문화가 오래 남아있고 100년에 가까운 세월이 켜켜이 쌓여 있는 곳이다.

철도 관사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 탄생시킨 문화 예술 공간도 눈길을 끈다. 복합문화예술타운으로 자리잡은 '소제동 아트벨트'의 두 번째 프로젝트인 복합문화예술행사 '미래 산책(Into the Future)'이 3월 14일까지 열린다. 전시와 설치, 공연, 퍼포먼스, 교육, 관객 참여 프로그램 등 시각 예술과 공연예술을 아우르는 이번 행사에는 김태은, 김형중, 나나다시, 박찬민, 박철순+조봉국, 배진호, 손영득, 윤혜진, 이정민, 정경자, 정보경, 천영환 등 국내외 12개팀 13명의 아티스트가 참여하고 있다.

◇원도심 시간 여행= 이왕 소제동을 찾았다면 가까운 대흥동과 선화동도 둘러 볼만 하다. 옛 낭만과 멋스러움이 가득한 이 지역은 옛 충남도청사 등 근대건축물이 위치해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즐기기에 충분하다. 옛 충남도청사는 일제강점기인 1932년 지어진 근대건축물로 보존 상태가 좋은 편이다.

관공서 건축 양식을 살펴볼 수 있는 살아있는 역사자료다. 이 일대는 영화·드라마 촬영지로도 주목받고 있다. 옛 충남도청사는 송강호 주연의 영화 '변호인'에서 법원 건물로 등장하는데 영화 속 장면이 선명하게 떠오른다. 영화 '극비수사', 드라마 '추리의 여왕' 등이 옛 충남도청사를 배경으로 촬영됐다. 정부의 방역 대책을 철저히 준수하면서 원도심을 찾아 식사나 차를 마시면 어떨까. 카메라를 챙겨 인생샷도 남겨보자.김용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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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족산 황톳길은 총 길이 14.5km로 순환 임도 전 구간에 걸쳐 붉은 황톳길이 약 1.5m의 폭으로 조성돼 있다. 맨발로 걷기 좋게 촉촉하고 부드럽게 다져놓은 이 길은 남녀노소 불문하고 힐링을 만끽 할 수 있다. 사진=맥키스컴퍼니 제공

대전의 근현대 역사를 담고 있는 소제동 철도관사촌. 관사촌 옆으로 흐르는 대동천 변. 사진=김용언 기자

1939년 일본이 철도기술자들이 거주했던 '관사 16호'. 철도관사촌의 주택에는 현재 아파트의 호수처럼 주택번호가 적혀있다. 관사 16호는 2020년 옛 모습 그대로 복원됐다. 사진=김용언 기자

원도심 쇠퇴현상으로 도심 속 외딴섬이었던 대전 동구 소제동 일대는 최근 민간 주도 도시재생 프로젝트가 활성화하면서 새로운 관광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은 철도관사촌에 있는 한 식음료점. 사진=관사마을 주식회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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