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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이 만든 소품…영화 '칠중주:홍콩 이야기'


 편집  2020-10-20 09:08:21  


영화 '칠중주:홍콩 이야기' 중 '보난자'(조니 토)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영화 '칠중주:홍콩 이야기'는 홍콩의 거장 7명이 홍콩에 보내는 연가다. 이 영화가 올해 칸 국제 영화제의 선택을 받고 부산국제영화제의 문을 여는 건, 세계 영화계가 홍콩 거장들에게 보내는 예우로 보인다.

'칠중주:홍콩 이야기'는 훙진바오(홍금보), 안후이(허안화), 패트릭 탐(담가명), 위안허핑(원화평), 린링둥(임영동), 조니 토(두기봉), 쉬커(서극) 등 홍콩을 대표하는 감독 7명이 만든 영화 7편을 엮은 옴니버스 영화다.

각각 10∼15분 남짓의 짧은 영화 안에는 1950년대 이후 홍콩 사회의 단면과 감독 각자가 품은 추억들이 아기자기하게 담겼다.

전설적인 액션 배우 훙진바오가 무술을 배우던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만든 '수련'으로 시작해 가난하지만 따뜻했던 1960년대의 학교를 추억하는 '교장 선생님'(안후이), 이별을 앞둔 애틋한 연인의 마지막 밤을 그린 '사랑스러운 그 밤'(패트릭 탐)으로 아름답게만 기억되는 과거를 소환한다.

손녀와 할아버지가 서로 영어와 쿵푸를 가르쳐주며 세대를 뛰어넘는 우정을 나누는 '귀향'(위안허핑)이나 아이폰으로 현재의 홍콩을 찾고 아이패드로 홍콩에서 사라진 것들을 떠올리며 홍콩을 사랑했던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길을 잃다'(린링둥)에는 기성세대의 희망 사항 혹은 아쉬움이 담겼다.

프로듀싱을 맡은 조니 토의 '보난자'가 금융 위기가 불어닥친 19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초 주식과 부동산 열풍에 흔들리는 청춘들을 그렸고, 유일하게 근미래를 배경으로 한 쉬커의 '속 깊은 대화'는 소통하지 못하는 현실에 대한 풍자이자, 필름과 동시대 감독들에게 헌정하는 노골적인 애정 고백이다.

'칠중주:홍콩 이야기'는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일인 21일 오후 8시 부산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월드 프리미어(세계 최초)로 상영한다.
영화 '칠중주:홍콩 이야기' 중 '수련'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25회를 맞은 부산국제영화제는 지난 8월 광복절 연휴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급격하게 악화하며 개최 취소라는 최악의 상황까지 고려해야 했지만, 인파가 몰리는 모든 오프라인 행사를 취소하는 대신 극장에서 영화를 상영한다는 원칙을 고수했다.

예년보다 상영 편수가 줄었으나 올해 영화제를 개최하지 못한 칸영화제를 비롯해 해외 유수 영화제의 수상작과 화제작이 대거 초청됐다.

남동철 수석 프로그래머는 "영화 한 편 한 편이 귀한 시기라 (해외 영화제에서 상영하지 못한 영화들을 오프라인으로 개최하는 부산영화제에서 소개하는 것이)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 "극장 상영이라는 창작자의 의도를 실현할 수 있는 공간을 뒷받침해주는 것이 미학적으로도, 산업적으로도 지켜가야 할 영화제의 원칙"이라며 "내년 영화제는 예년처럼 정상적으로 개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준비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시점을 기준으로 실내 상영관은 50인, 야외 상영관은 100인 미만으로 제한했을 때 관객 수가 예년의 20분의 1수준인 1만명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달 들어 1단계로 완화되면서 전체 좌석의 25%를 활용해 관객은 1만8천명 정도로 약간 늘었다.

개막 전인 19일 미리 찾은 영화의전당은 건물 진입 전 발열 체크와 손 소독, QR코드 명부 작성을 하도록 했고, 상영관 좌석은 2∼3칸의 빈 좌석을 두고 띄어 앉도록 했다.

남 수석 프로그래머는 "일반 극장처럼 좌석을 50%까지 늘리는 것도 가능했지만, 안전을 최우선으로 철저한 방역과 거리두기를 강조하다 보니 좀 더 강화된 25% 수준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영화제는 오는 30일까지 영화의전당에서 진행된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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