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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병배 칼럼] 혁신도시 디데이

  라병배 기자     편집  2020-10-07 18:02:02
  cuadam@daejonilbo.com  

대전·충남, 신청 3개월만에
오늘 균형위 본회의서 심의
지역민 숙원 마침표 찍을 때

라병배 논설위원

오늘, 대전·충남 혁신도시 디데이(D-day)다. 키는 오후에 열리는 국가균형발전위원회(균형위) 본회의를 구성하는 심의 위원들이 쥐고 있다. 지역민 기대에 부응하는 방향으로 결론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지난달 23일 심의를 패스당했을 때만 해도 실망감이 컸다. 그러다 균형위가 다시 본회의 일정을 잡은 것은 긍정적 신호다. 자유심증이지만 어느 정도 컨센서스가 이루어진 정황증거로 읽힌다.

혁신도시는 지역 균형발전을 촉진하는 정책의 결정체나 마찬가지다. 그에 힘입어 전국 10곳에 혁신도시가 뿌리를 내린 지 오래고 지역사회 발전의 전진기지로 기능하고 있다는 성과 평가도 내려졌다. 십 수년이 흐르는 동안 대전·충남은 절대적으로 불이익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었다. 그런가 보다 하는 식이었고 한동안 지역사회 차원에서 문제의식도 옅었다.

그러다 2년 전쯤부터 혁신도시 불임상태로 인한 역차별 현실과 혁신도시 정책 배분의 논리적 오류, 부당성 등에 대해 눈을 뜨기 시작했다. 당시 20대 국회의원이던 일단의 정치인들이 혁신도시법 개정안을 발의해 혁신도시 클럽에 가입하는 길을 모색키 위한 불씨를 지폈다. 4선 의원 신분의 현 양승조 충남지사, 국민의힘(당시 자유한국당) 홍문표 의원 등이 혁신도시 관철을 위해 전위대를 자처하고 나서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후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관련 법 개정안들이 발의됐으나 혁신도시법 체계를 손질해서는 대전·충남 혁신도시 지정이 가능하지 않다는 것으로 귀결됐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혁신도시법 체계는 혁신도시 신입 회원 진입을 원천 봉쇄하는 것으로 국회에서 유권해석되는 바람에 입구가 막혀버린 형국이었다. 혁신도시 추가 지정과는 별개로 혁신도시 개정안에 일부 조항 개정을 이끌어 낸 결과, 혁신도시 조성과는 상관 없이 대전에 개별 이전해 있는 공공기관 및 공기업에게 지역인재 의무채용을 소급 적용케 해 선방은 했다.

그러나 이는 부분의 부분 집합 정도의 결실이었을 뿐, 충분조건과는 거리가 멀었고 현실은 다른 우회로 탐색을 요구했다. 그때 균형발전법 개정안 카드를 갖고 치고 나온 이가 박범계 의원이었다. 혁신도시법 개정으로는 불능인 국면에서 균특법 개정을 통해 새로 혁신도시 대상, 절차 등 조항을 보충한다는 전략이었는데 이는 주효했다. 박범계 개정안, 홍문표 개정안, 김종민 개정안 등 유사법안을 병합 심사한 끝에 소관 상임위원회 대안이 완성됐고 결국 지난 3월 국회 본회의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가결되기에 이르렀다.

이런 일련의 노력과 신고를 겪고 나서 지난 7월 대전과 충남은 며칠의 시차를 두고 혁신도시 지정 신청서를 국토부에 제출했으며 그후 유관 서류를 균형위에 넘김으로써 균형위의 시간으로 전환돼 3개월이 지났다. 첫 디데이는 지난달 23일로 잡힌 바 있으나 돌연 대전·충남 혁신도시 안건만 배제됐다는 소식이 날아들어 허를 찔렸다. 다행히 추석 연휴가 끝난 10월 둘째 주 목요일 균형위가 대전·충남 혁신도시 지정 심의 일정을 확정해 초읽기에 들어갔다.

혁신도시는 공공기관 이전과 패키지 형태로 추진돼 왔다. 기존 10곳 혁신도시당 평균 15개의 공공기관이 옮겨가 관할 시·도에 인구증가와 세수증대, 민간기업 연계 유치 등 선물을 안겨주었다. LH를 받은 경남 진주, 한전을 품은 전남 나주 등이 대표적인 성공모델로 꼽힌다.

반면에 대전과 충남은 행정수도 완성 논리에 기속된 세종시 건설을 이유로 공공기관들을 담을 큰 그릇을 마련하지 못했다. 세종시에 땅 떼주고 인구 유출당하는 현실에 비추어 보면 단견의 소치에 다름 아니었다. 지난해 180만 대전 충남인이 서명운동을 전개하는 등 민심이 들끓게 된 것도 그 나비효과다. 이제는 책임 있는 당국이 결자해지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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