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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칼럼] 대전과 중소벤처기업부


 편집  2020-09-18 07:44:04  

정성욱 대전상공회의소 회장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비접촉의 시대를 살게 된 지도 9개월이 됐다. 과연 마스크 없이 악수하고, 웃고, 떠들고, 운동하고, 먹고, 마시던 그 시절이 다시 오기나 하려나 하는 걱정을 하는 와중에 지난 주는 우리 지역 경제발전에 도움이 될 만한 소식들이 속속 전해져 절망과 두려움 속에서도 희망과 기회가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는 뜻 깊은 나날이었다.

최근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대전은 천안과 더불어 한국판 실리콘밸리인 스타트업파크 조성지역으로 선정됐다. 충남대와 KAIST 사이 궁동 일원에 연면적 1만 2000㎡가 조성지역으로 정해졌고 이후 입주 공간 등의 인프라 조성에 시가 앞장선다는 발표도 뒤를 이었다.

이번 스타트업파크 조성사업 선정의 참된 의의를 찾자면, 우리 지역만이 가지고 있는 잠재적 가능성이 이제야 비로소 주목을 받고 빛을 보게 되었다는 점일 것이다. 대전은 실제 대덕특구 기술기반을 연계한 벤처투자가 가장 활발한 지역으로 손꼽힌다.

수도권을 제외하면 가장 많은 1492개의 벤처기업이 있으며 329개의 연구소기업이 각자의 아이디어로 무장하고 기업 활동을 영위하고 있다. 이뿐인가, 이번 선정의 주역인 KAIST, 충남대를 비롯한 18개의 대학이 있으며, 26개의 출연연, 21개의 투자사, 12개의 창업지원기관이 상주하고 있다.

최근 코로나 상황에 지역 60개의 바이오 회사들이 매우 큰 활약을 한 것까지 보태면 우리 대전은 그야말로 한국의 실리콘밸리가 되기에 최적의 지역이 아닐 수 없다. 지난날 중소벤처기업부(전 중소기업청)가 대전에 자리 잡은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또 한 가지 소식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둔곡지구에 단지형 외국인투자지역 지정 계획이 산업통상자원부 외국인투자위원회 심의를 통과해. 8만 3566㎡ 규모의 외국인 투자지역이 조성되며 12개 내외의 외국 기업이 입주할 수 있게 됐다고 한다. 첫 외국 기업으로는 UAE의 연료전지생산업체가 올 연말쯤 입주할 예정이라는 소식에 벌써부터 지역경제계에서는 이들 외국기업들이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가 크다.

이렇듯 좋은 소식들이 연이어 암울했던 지역경제계에 희망을 불어넣어주고 있는 한편, 다소 걱정스러운 소식도 들려온다. 1998년, 국토균형발전이라는 전제하에 정부대전청사에 자리잡은 11개 국가기관 중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가 세종으로의 이전을 계획 중 이라는 것이다. 중기부 장관이 지역 국회의원들에게 의사를 타진하면서 다시 불거진 이 소식을 접하고 나 역시 대전의 기업인으로서 매우 의아했다.

국가균형발전은 1998년 당시 정부와 마찬가지로 현 정부의 숙원사업이었다. 그런데 단지 중소기업청이, 지난 2017년 장관급 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로 승격된 것과 관계부처와의 업무효율을 이유 삼아 세종으로 합류하겠다는 논리는 현 정부의 취지에도 크게 어긋난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이런 논리로 중기부가 이전을 한다면 이후, 정부대전청사에 상주하고 있는 나머지 청 단위 기관들 역시 부로 승격될 때마다 같은 논란이 불거질 게 뻔하다. 또한 정부의 혁신도시 선정에서 제외됐던 대전은 올해 관련법 개정이 이뤄지면서 혁신도시 지정의 발판이 마련됐다.

이는 세종이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는 인구와 기업들로 인해 인접한 도시 대전이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다는 것을 국회와 정부도 인정한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하필 이 시국에 정부대전청사와 지근거리인 세종청사 이전을 운운하는 중소벤처기업부의 속내를 이해하기 어렵다.

코로나 사태는 가뜩이나 어려운 중소벤처기업들과 소상공인들을 나락으로 내몰았다. 그들의 어려움을 헤아리고 제대로 된 지원책을 마련해야 할 시기에 중기부가 그보다는 다른 곳에 마음이 있는 것 같아, 대전상공회의소 회장으로서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현 정부의 국가균형발전 정책기조 유지와 함께 중기부가 애초에 대전에 자리 잡은 취지는 여전히 살아있다고 생각한다. 아마 150만 대전시민도 다 같은 마음일 것이다. 정성욱 대전상공회의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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