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트 검색 입력

[데스크광장] 2차 재난지원금에 울고 웃는 사람들

 장중식 기자     5004ace@daejonilbo.com  
 편집  2020-09-18 07:42:04  

뉴딜사업 114조, 2차 지원금은 7조 8000억
역차별 등 사각지대 해소 보완책 마련 시급
지원입증 조차 '예비수혜자'의 몫으로 전가

장중식 세종취재본부장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가 편성한 2차 재난지원금에 대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1차 재난지원금 14조 3000억 원의 절반 수준인 7조 8000억 원으로 편성된 4차 추경은 취지를 떠나 출발부터 시끄러웠다. 보편적 지원과 선별지원을 오가며 고심 끝에 내린 결론이지만, 예고된 후폭풍 또한 만만치 않아 보인다.

우여곡절 끝에 정부는 소득이 감소한 소상공인을 최우선 순위로 두고 100만-200만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특수노동자와 프리랜서 등 고용보험의 혜택을 받지 못한 근로자들에게도 1인당 최저 50만에서 최고 150만 원이 돌아갈 수 있도록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으로 인해 직·간접적인 피해를 입은 사업장과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먼저 챙기겠다는 의미다.

여기에 최근까지 효율성 논란에 휩싸여 있는 통신비 지원도 문제다. 야당의 파상공세와 함께 사실상 여당이라고 불리는 정의당과 진보당 등 친여 군소정당들마저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국민의 힘에서는 통신비 대신 전 국민 독감 무료접종 카드를 들고 나왔다. 이에 여당은 전 국민 무료접종 지원 가능성을 열어 놓고 통신비 지원을 함께 올리자는 '빅딜'을 제안하는 모양새다. 방역당국에서는 전 국민 무료접종이 물량 공급면에서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밝혔지만, 정치권에서는 이렇다 할 답이 없다.

문제의 핵심은 '선별지원 기준'에 있다. 1차적으로 코로나19로 인해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들의 매출 감소를 어떻게 가려내고 증빙할 지 기준 자체가 모호하다. 국세청 자료에 따라 적용할 경우 데이터 산출은 비교적 간단하다. 일정 기간 매출 추이를 비교분석하기가 쉬운 까닭이다. 하지만 사업자등록증 없이 장사를 하는 노점상 등 영세상인들은 이를 입증할 자료나 비교대상이 없다.

업종별 역차별도 우려된다. 영업수익이 급감한 택시업계의 경우 개인택시는 받고 법인택시 기사들은 받지 못한다. 상식적으로 봐도 개인택시보다는 법인택시 기사의 어려움이 더 많다. 개인택시는 그 자체가 재산이지만 사납금 압박을 받는 법인택시 종사자와 단순 비교만 하더라도 역차별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여기에 고용보험조차 들지 못하고 시간제 또는 현금으로 보수를 받는 계층들은 소득이 줄었다는 증빙을 하기 어렵다. 사업주로부터 증빙을 받거나 온라인 거래내역을 제출하라는 조건 자체가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다. 이들이 2차 재난지원금을 받기 위해 팔아야만 하는 '발품'이 얼마인지는 안중에도 없어 보인다.

고용유지지원금도 허점 투성이다. 정부가 고용유지지원금을 2개월 연장하고 특수고용노동자와 프리랜서 등을 위해 2차 고용안정지원금을 편성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지원받는 노동자는 전체 임금 노동자의 5%에 불과하다. 정리해고를 당한 근로자들도 지급 대상에서 빠졌다.

2차 지원금을 둘러싼 여론도 곱지만 않다.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가 최근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보편 지급이 타당하다는 의견이 45%를 넘었다. 소득과 직종에 관계없이 어려운 사람들이 많다는 얘기다.

침체된 내수경기를 활성화하고 취약계층의 어려움을 먼저 챙기겠다는 의지에 비해 2차 지원금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사실상 기업 지원이 목적인 한국판 뉴딜에는 114조 원이 넘는 돈을 쓸 계획을 발표했다.이와는 대조적으로 재난지원 예산은 7조8000억 원에 그쳤다.

2차 지원금 선별지급 결정에 대한 논란에 정부는 한정된 재원으로 효과를 극대화하는 불가피한 선택이었고, 국가부채를 더 늘려서는 안 된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국가부채 850조 원의 1%도 안 되는 돈을 아끼겠다며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을 구제하지 못한다면 선심성 논란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자영업자들과 고용된 노동자들, 가족까지 고려하면 자영업 부문에서만 최소한 100만 명이 소득 절벽과 부채 증가에 직면해 있다. 아무리 좋은 취지에서 시작된 정책이라도 국민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면 실패작이다. 국민들이 요구하는 것은 딱 한가지다. 2차 재난지원금이 누군가는 웃지만, 누군가를 울리는 돈이 되지 않기를.

장중식 세종취재본부장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대전일보
  • Copyright© 대전일보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