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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밭춘추] 돌담길을 걷다가

2020-07-31 07:17:07

김명순 대전문인총연합회 회...
돌에는 모난 돌도 있고 둥근 돌도 있으며 작은 돌도 있고 큰 돌도 있다. 돌담을 쌓을 때 커다란 돌로 기초를 놓고 그 위에 돌을 쌓는다. 큰 돌을 쌓고 틈새에 작은 돌을 끼워 넣어야 튼튼한 돌담이 된다. 돌담을 쌓을 때는 큰 돌은 큰 돌대로 작은 돌은 작은 돌대로 쓰일 데가 따로 있다. 둥근 돌은 둥근 대로 쓰고 모난 돌은 모난 대로 쓴다. 그러나 커다란 성곽을 쌓을 때는 커다란 바위를 정으로 깨트려 알맞은 크기로 잘라서 썼다. 현대 건축에 있어서 돌은 중요한 건축 재료이다. 큰 돌을 잘게 부수어 아스콘을 만들어 아스팔트 길을 만들고 시멘트에 작은 돌을 섞은 레미콘으로 고층빌딩을 짓는다. 돌을 얇게 자른 판재로 벽이나 바닥 마감재로 쓴다.

문명이 발달하면서 다양한 기능인이 필요하게 됐다. 교육을 통해서 다양한 인재를 길러내고 있다. 한 가지 기술로 잘 사는 시대에서 다양한 능력을 갖춰야 살 수 있는 세상이 됐다. 그래서 두세 개의 자격증으로 살던 시대에서 다양한 자격증이 필요한 시대에 와 있다. 그러나 과학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교육과 훈련을 통해 길러진 다양한 능력의 기능인들이 AI(인공지능)에 밀려 일자리를 잃는 시대가 도래했다.

기능 중심의 인간 사회는 다양한 집단 사회를 구성하게 되고 집단 간 계층화 현상은 집단 이기주의를 부추겨 부조화의 소음이 끊이지 않는다. 기능 중심 인간 시대의 문제는 비인간화이다. 즉 인간의 기능화는 기계화 즉 인간의 가치를 기계적인 효율성에 두는 모순을 낳았다. 모든 인간은 기능인으로 가공되기 이전의 인간성을 가지고 있다. 함께 어울리고 사랑을 나누는 정서를 가진 푸근한 인간성이 작은 돌처럼 부서져 아스콘처럼 길바닥에 묻혀버린 것이다. 어버이를 모시고 오순도순 함께 먹던 밥상이 빈방에 홀로 앉아 배달음식을 먹는 시대로 바뀌었다.

그동안 이런 세상으로 밀려오는 줄도 모르고 살다가 세상을 바라보니 엉뚱한 세상에 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지나치게 가동돼 인간성이 상실되지 않은지 자신을 돌아볼 때다. 모난 돌은 모난 대로 둥근 돌은 둥근 대로 작은 돌은 작은 대로 정겨운 옛 돌담처럼 가공되지 않은 원초적 정서를 지니고 있어야 한다. 김명순 대전문인총연합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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