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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백선엽 사후처리 놓고 정치권 공방 치열

이호창 기자 | 2020-07-12 16:49:15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과 백선엽 예비역 대장의 사후처리와 예우를 놓고 정치권 공방이 치열해지고 있다.

박 시장은 인권변호사·사회운동가로 헌신하다 정치에 투신해 사상 첫 서울시장 3선에 성공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참여연대 설립을 주도했고, 아름다운재단·아름다운가게를 운영한 우리나라 시민사회 운동의 대부(代父)로 통했다.

박 시장이 시민사회 활동에서 남긴 뚜렷한 발자취는 서울시정에 그대로 반영됐다. 대표적인 게 반값등록금이다. 또 Δ무상급식 Δ비정규직의 정규직화 Δ청년수당 Δ도시재생 Δ사회적경제기업 협동조합 Δ원전하나줄이기 Δ노동이사제 등도 있다. 공공자전거 따릉이, 미세먼지 시즌제 등도 시민의 큰 호응을 얻었고, 메르스와 코로나19 등 국가 위기 전염병 관련 적극 행정에서도 두각을 드러냈다.

하지만 극단적 선택과 전 비서 성추행 의혹이 맞물리며 박 시장의 과거 공적은 빛이 바래는 모양새다. 그의 사망으로 사정당국 수사가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됨에 따라 진실 규명도 요원해진 상황이다. 서울시는 서울특별시장(葬)으로 영결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여성단체를 중심으로 한 시민단체 다수가 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를 우려하며 반대하고 있고, 여기에 미래통합당과 정의당,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등 정치권이 가세하며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 추세다.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에 올라온 '박원순씨 장례를 5일장, 서울특별시장으로 하는 것 반대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에 동의한 국민은 이날 오전 11시 10분 기준 50만 2000여 명이 참여했다.

반면 박 시장의 공(功)을 추켜세우는 여권에서는 적극적인 엄호에 나섰다. 박 시장의 최측근이자 상주 역할을 맡은 박홍근 의원은 박 시장을 둘러싼 의혹 제기를 중단할 것을 적극 호소했다.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악의적이고 출처 불명의 글이 퍼지고 있어 고인의 명예가 심각히 훼손되고 있다"며 "부디 무책임한 행위를 멈춰달라"고 요청했다. 이해찬 대표는 박 시장 의혹과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예의가 아니다. 그런 걸 이 자리에서 예의라고 하는 것인가. 최소한 가릴 게 있고"라며 격노했다. 특히 "XX자식 같으니라고"라고 욕설을 하기도 했다.

국군 창군 원로인 고(故) 백선엽 예비역 대장의 안장지 논란도 당청에는 악재로 꼽힌다. 친일 행적과 남북전쟁의 공과 평가가 크게 엇갈리기 때문이다.

1920년 평남 강서에서 태어난 백 장군은 일제강점기 만주군 소위로 임관했다. 일제 간도특설대에 복무한 탓에 지난 2009년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가 발표한 친일반민족행위 명단에 이름이 오른 바 있다.

하지만 백 장군을 옹호하는 보수층에서는 해방 이후 터진 6·25 전쟁때 낙동강 전투와 38선 돌파작전 등에서 결정적 역할을 한 공로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백 장군은 대전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동작동 국립현충원에 모시지 못한다면 이게 나라인가"라고 반발하는 반면, 정의당 김종철 대변인은 "일부 공이 있다는 이유로 온 민족에게 말할 수 없는 고통을 안겨준 일제의 주구가 돼 독립군을 토벌한 인사"라며 현충원 안장 자체를 반대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백 장군의 별세에 대해 별도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현충원 안장 여부 및 안장지에 대한 언급 자체가 박 시장의 서울특별시장과 비교될 수 있는데 대한 부담으로 풀이된다. 서울=이호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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