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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시 거버넌스 한계 '여실' 혁신 필요성 제기

윤평호 기자 | 2020-06-29 15:30:55


갈등과 대립으로 주민투표까지 시행된 일봉산 사안을 반면교사 삼아 천안시가 거버넌스 체제를 혁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사진은 천안시청 전경 모습. 사진=천안시 제공
[천안]도시공원 민간개발 특례사업 추진 여부를 놓고 전국 최초로 치러진 일봉산 주민투표가 일단락 된 가운데 천안시 거버넌스(협치) 체제를 혁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천안은 1968년 근린공원으로 지정돼 천안 도심의 자연 휴식처 역할을 톡톡히 해 온 일봉산 일대 일봉근린공원(일봉공원)에 민간사업자가 전체 면적의 29.9%에 달하는 12만 500㎡에 2700여 세대 아파트 건립을 추진하겠다며 2016년 천안시에 민간개발 특례사업 제안서를 접수하면서부터 갈등과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민간사업자와 천안시는 민간개발 특례사업이 올해 7월 1일부터 시행되는 도시공원 일몰제를 앞두고 공원 보존의 가장 현실적 방안이라고 타당성을 앞세웠다. 반면 환경단체와 주민들은 보존을 가장한 개발이라며 사업 중단과 전면 재검토를 촉구하며 반발했다.

갈등과 대립은 사업 승인을 위한 환경영향평가와 문화재심의 절차가 본격화되며 더욱 첨예화됐다. 사업 찬반을 둘러싸고 성명서 발표와 집회가 이어지고 고공농성과 단식농성까지 단행됐다. 급기야 이달 전국 초유의 주민투표를 통해 일봉산 민간개발 특례사업의 추진이 확정됐지만 지난 5년 여간 천안시와 충남도의 거버넌스 체제는 갈등관리와 조정에 한계점과 무기력함만을 드러냈다.

천안시는 2011년 '갈등예방과 해결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조례에 따르면 천안시장은 시민 이해 상충으로 과도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해당 정책 등의 결정 전 '갈등영향분석'을 실시할 수 있다. 천안시가 도시공원 일몰제 해법으로 개발 갈등이 충분히 예상되는 민간개발 특례사업을 선택하면서 갈등영향분석을 한 바는 없다. 조례에 규정된 갈등관리심의위원회, 갈등조정협의회도 미구성 상태다.

일봉산 민간개발 특례사업으로 천안시와 주민, 공원 토지 소유주와 공원 이용자, 사업자, 환경단체 등 민·관, 민·민 갈등이 수년 간 계속됐지만 갈등예방해결조례는 아무런 역할을 못했다.

빈손이기는 충남도도 마찬가지다. 충남도는 양승조 도지사가 일봉산 민간개발 특례사업 반대 농성장을 방문한 뒤 지난 2월 '천안 일봉산 도시공원 일몰제 시행 관련 갈등조정협의회'를 구성했다. 협의회는 지난 5, 6월 두 차례 회의를 가졌지만 찬반 양측의 입장만 거듭 확인했을 뿐 갈등 해소의 대안 도출은 역부족이었다.

천안시민사회의 원로 인사는 "2000년대 초 봉서산 훼손을 초래하는 서부대로 개설을 놓고 천안시와 환경단체, 주민들이 대립했을 때도 시의 일방적 사업강행으로 거버넌스가 제 역할을 수행 못했다"며 "일봉산도 주민투표는 시행됐지만 천안시 거버넌스가 효과적으로 작동하지 못한 것은 20여 년 전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평가했다. 이 인사는 "지금까지 천안시 거버넌스는 이벤트성에 치우쳐 숙의와 합의과정도 충분하지 않다. 시의 주요한 사업은 사업계획 단계부터 협치가 가능하도록 권고하고 모니터링하는 거버넌스 위원회나 협치 담당관 배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천안시의회 한 의원은 "앞으로 일봉산 보다 더한 갈등사례도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며 "천안시가 일봉산 사안을 반면교사 삼아 거버넌스 체제를 실효성 있게 재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천안시 관계자는 "정책거버넌스 및 갈등관리체계 구축을 위한 거버넌스 공론화 연구모임을 지난 4월부터 운영 중"이라며 "연구모임의 제안 내용을 공론화 과정을 거쳐 천안시 거버넌스 체제를 정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평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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