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트 검색 입력

[이익훈 칼럼] 추락하는 수출 어떻게 하나

이익훈 기자 | 2019-12-04 18:31:52

지난해 말부터 안 좋던 수출 실적이 연말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수출은 통관 기준으로 전년 같은 달보다 무려 14.3%나 줄었다. 지난해 12월부터 수출이 마이너스를 시작했으니 무려 12개월째 내리막을 걷고 있는 것이다. 감소율도 지난 6월부터는 6개월 연속 두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 정부는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것이라고 했지만 좋아지기는커녕 참담한 상황만 심화되고 있다. 아직 12월이 남아있지만 올 수출은 2016년 이후 3년 만에 다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그것도 2009년 기록했던 마이너스 13.9% 이후 10년 만에 두 자릿수 감소가 우려되고 있다.

수출이 부진한 원인으로는 미중 무역분쟁과 세계 경기의 둔화 등을 꼽고 있다. 다른 나라라고 다를 바 없지만 유독 우리나라가 심각해 걱정이다. 주력 수출상품과 주력 수출시장 모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가 30% 넘게 감소했고 디스플레이도 별반 차이가 없다. 반짝 호황을 보였던 선박은 무려 60% 이상 줄었다. 3대 수출 시장인 중국, 아세안, 미국에서 큰 폭의 감소를 보였다. 수출 감소세는 유럽연합과 인도, 중남미 등까지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선진국, 신흥국 할 것 없이 우리 상품이 경쟁력을 잃고 있다는 얘기다.

우리나라는 사실상 수출로 먹고 산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수출이 경제성장의 핵심 동력이기 때문이다. 수출이 전체 GDP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마이너스 수출 실적은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니다. 뒷걸음 수출의 충격은 이미 경제에 나타나고 있다. 수출 감소가 지속되면서 경제성장률도 이에 맞춰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올 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2%에서 2.0%로 낮췄다. 올 초 2.6% 전망을 내놨지만 수출 마이너스 행진이 이어지자 세 차례나 하향조정한 끝에 간신히 2%를 기대한 것이다.

2%대 낮은 성장률은 과거에도 찾기가 쉽지 않다. 외환위기를 겪은 1998년 -5.5%와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9년 0.8%를 제외하면 유례가 없다. 올 경제가 그만큼 안 좋다는 반증이다. 하지만 올 2% 성장도 4분기 성장률이 1%는 돼야 가능한데 생산, 소비, 투자가 모두 마이너스를 보이고 있어 불투명하다. 한은도 4분기 실적에 따라선 올 1%대 성장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하고 있을 정도다.

올 해 연속된 수출 부진으로 내년 경제에 대해서도 우려가 높다. 정부는 내년 1분기쯤 수출이 플러스로 전환될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이 완화되고 수출 주력상품인 반도체 가격이 오를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올 한 해 동안 워낙 뒷걸음을 많이 쳤으니 웬만하면 내년엔 기저효과로 인한 반등을 기대할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감나무에서 감 떨어지기만을 기다리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수출은 경제성장과 직결된다. 수출이 뒷걸음치면 성장률도 떨어지는 것을 확인한 만큼 보다 적극적인 수출 활성화 대책이 필요하다.

정부가 내년 수출대책으로 내놓은 것은 무역금융을 2조 3000억 원 늘린다는 것이다. 어느 정도 도움은 될 터지만 근본적인 해법은 안 된다. 반도체를 비롯한 우리나라 주력 상품들이 갈수록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는 게 사실이다. 물론 세계 경기가 둔화된 탓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 해도 기술과 가격 경쟁력이 있다면 수출은 늘어나기 마련이다. 정부는 기업들과 머리를 맞대고 수출상품의 경쟁력 강화에 힘써야 한다. 아울러 미국과 중국 등에 몰려있는 수출시장을 다변화 하고 반도체 이외의 새로운 수출 주력상품을 발굴해야 한다. 이른바 경제 체질개선을 이루는 게 시급하다. 그래야 수출이 플러스로 돌아서고 성장률도 오를 수가 있다.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COPYRIGHT© Daejonilbo.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