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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광장] 나도 모르는 사이에 패소판결을 받았다면?

2019-12-03 08:10:45

▲신재훈 변호사
A 씨는 최근 신축건물 상가를 분양받게 되어 임차인을 구하고 있었는데 해당 상가가 강제경매절차에 들어갔다는 통지서를 받게 되었다. 이에 사정을 파악한 결과 오래 전 지인인 B 씨가 A 씨를 상대로 금전지급청구 승소판결을 받아 확정되었고, 판결문은 공시송달로 이미 A 씨에게 송달된 지 수년이 지난 상태라는 것이다. A 씨는 위와 같은 소송이나, 판결이 있었던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는데 판결이 내려진 후 한참이 지난 현재 패소 판결 및 강제경매절차를 취소시킬 수 있을까?

일하다 보면 다양한 어려움으로 인해 법적인 조력을 얻기 위해 찾아오는 의뢰인들을 만날 수 있다. 그 중에서 가장 안타까운 경우가 소송 또는 항소 제기 등 법적 조치를 취할 기간을 놓친 이후 찾아오는 고객들이다. 민사소송의 경우 제1심에서 패소 판결이 내려지고 판결문을 송달받은 이후 2주 내에 항소장을 제출하지 않으면 해당 판결이 확정되어 더 이상 항소할 수 없는 상황에 빠질 위험이 있다.

그렇다면 항소기간이 도과되어 확정된 패소 판결을 뒤집을 방법은 없는 것일까? 다행이도 민사 및 형사의 소송법에서는 확정 판결에 대하여 불복할 수 있는 예외 절차가 존재한다. 민사소송법은 당사자가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위 항소기간과 같은 불변기간을 준수하지 못하는 경우 추가로 기간을 더 주어 소송행위를 추후보완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형사소송법은 법원에 상소권회복의 청구를 하여 사라진 항소권을 되돌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제 위 A 씨의 경우 소송행위의 추후보완을 통해 대응할 수 있는지 살펴보자. A 씨에 대하여 패소판결이 내려진 판결문은 공시송달로 송달되었는데 위와 같이 판결정본 등이 공시송달의 방법에 의하여 송달되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과실 없이 그 판결의 송달을 알지 못한 것이라고 할 것이므로 위에서 언급한 당사자가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항소기간을 준수하지 못하는 경우에 해당할 것이다. 따라서 A 씨는 공시송달에 의한 판결이 있었다는 것을 안 때로부터 2주일 이내에 추완항소장이라는 것을 민사 1심법원에 제출하여 항소심을 통해 B 씨의 청구를 다툴 수 있고 항소심에서 승소한다면 강제집행도 취소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 경우 판결이 있었다는 것을 안 때라 함은 일반적으로 법원에서 1심 소송기록 또는 판결문을 열람 또는 수령한 때를 기준으로 한다.

위와 같이 확정 판결을 뒤집을 수 있는 방법에 관하여, 추완항소 이외에 재심이라는 절차를 고려할 수 있다. 확정판결이 민사소송법 및 형사소송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재심사유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한다면 그 판결의 취소를 구하는 재심을 청구할 수 있는데, 주요 재심사유로는 판결의 근거가 된 증거 또는 증언 등이 위조됐거나 허위로 증명된 경우, 무죄 또는 가벼운 죄로 인정받을 만한 증거가 새롭게 발견된 경우, 재심을 제기할 판결이 전에 선고한 확정판결에 어긋나는 경우 등을 꼽을 수 있다.

재심 또한 항소와 같이 제기할 수 있는 기간이 정해져 있는데, 판결이 확정된 후 재심사유를 안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재심을 청구하여야 하며, 재심사유가 존재함을 알지 못하였다 하더라도 판결 확정 후 5년이 경과하면 재심을 청구할 수 없다. 그러므로 패소 판결이 확정된 이후라도 판결을 뒤집을 만한 새로운 사정(문서의 위조사실 판명, 신증거 발견)의 존재를 알게 된다면 즉시 재심 청구여부에 대해 변호사 등의 법적 조언을 얻고 적절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

위와 같이 일견 엄격해 보이고 한치의 틈도 용납하지 않을 것만 같은 소송절차의 영역에서도 예외가 존재하며 법적으로 구제받을 수 없는 개인의 특수한 사유에 대하여 고려가 이루어지고 있다. 일상 생활이나 업무처리에 있어서도 정하여 놓은 원칙만을 고집되게 적용하기보다는 그때그때 예기치 못할 사정에 대비하여 융통성을 발휘해 보는 삶의 지혜가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신재훈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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