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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인칼럼] 인 서울의 굴레

2019-10-16 08:11:17

▲조한묵 대전시건축사회 부회장·건축사사무소 YEHA 대표 건축사
올해도 어김없이 수험생들이 어느 대학을 지원해야 할지 고민하는 시기가 찾아 왔다. 언제부터인가 지방 수험생들은 서울로 대학 진학을 했는지 여부에 따라 자신의 가치가 자의건 타의건 메겨지는 안타까운 모습을 보게 된다. '인(In) 서울'을 못하면 소위 말해 '루저(Loser)'로 취급받는 현상은 해가 갈수록 심해지는 것 같다. 이런 분위기가 없어지지 않는 한 그 어떤 교육정책을 내놓는 다 해도 입시제도로 인해 파생되는 작금의 여러 정치적 사회적 문제는 해결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지방에도 훌륭한 대학과 교수님들이 많은데 네임벨류(Name Value)로 대학 졸업생의 능력을 평가한다. 뭐가 잘못 되도 한참 잘못되었다. 필자도 대전에서 대학을 나와 건축사 자격을 취득하고 대전에서 건축사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위와 같은 틀에서 보자면 전형적인 루저인 셈이다. 더 걱정되는 것은 이런 현상은 수험생에만 국한된 현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대전에서 대학 강사로 꽤 오래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필자로서 답답한 것은 인 서울에 대한 열망은 대학 졸업생들의 취업 현황에도 그대로 나타난다는 점이다. 타지에서 온 학생이 많은 데에 원인이 어느 정도 있기는 하지만 열에 일곱 여덟은 서울로 직장을 구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타지에서 온 학생들도 자기 지역보다 서울을 선호하는 것은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서울과 지방의 보수 격차 때문만도 아니다. 생활비를 감안 하면 대전보다 연봉이 적어도 서울에서 직장을 구하길 원한다. 서울로 가야 성공한다는 막연한 환상을 가지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이렇다 보니 지역 건축사사무소들은 취업하기 어려운 시대임에도 아이러니하게도 항상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서울과의 차별은 설계일을 하면서도 많이 겪게 된다. 예를 들어 지역 건축사들의 실력을 확인도 않고 서울보다 못하다고 평가절하 해버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설계하면 뭔가 특별한 게 나올 거라는 막연한 믿음, 무턱대고 스타를 찾으려는 경향 때문에 자괴감을 느끼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서울에 맡겨 비싼 설계비를 주고 지어졌다는 건물들을 보면 대게 전문가의 눈에는 그만한 가치를 못 느끼는 경우가 허다하다. 반대로 지역에서는 아무리 훌륭한 설계를 해도 그 만큼의 대우를 해주지 않는다. 요즘 지역마다 화두가 되고있는 지역 총괄 건축가도 지역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서울의 스타 건축가를 앞다투어 데려오고 있다. 공무원들마저 지역의 건축인들을 무시하고 있는 현실이 개탄스럽기만 하다. 지역을 살리려는 의지보다 생색내기용 같아서 불만이다. 부디 대전만은 그러지 않았으면 한다. 지금은 지방시대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방이 살아야 국토가 균형 발전되고 현재의 교육, 정치, 사회 문제가 말끔히 해소될 거라고 믿는다. 지역은 지역민들이 살려야 한다. 서로 격려해주고 밀어주면 언젠가는 서울 못지않은 곳이 되지 않을까. 서울 사람들이 오히려 찾아오는 곳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 인 서울의 굴레에서 벗어나야 할 때이다. 지역의 모든 분들께 응원의 함성을 보내고 싶다. 화이팅!



조한묵 대전시건축사회 부회장·건축사사무소 YEHA 대표 건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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