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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백] 조국 장관 역사가 흐른뒤?

이상진 기자 | 2019-09-11 04:50:20

권력이 있으니 뇌물을 받아먹고 잘못된 판결을 하고 억울한 이를 만들어도 처벌받지 않았던 조선 초 정치인 조말생. 대형 부패사건을 일으키고, 그래도 왕이 감싸주자 사간원 대간들이 집단 사직서를 제출하고 시위를 하고 난리였는데도 결국 왕은 그를 감싸고 요직을 내렸다.

상식 밖의 결론에는 늘 권력이 도사리고 있다. 당시 형방승지였던 조말생이 김도련의 뇌물을 받고 이런 불법을 자행한 것이었다. 조말생은 당대의 염근리로 행세하면서 왕의 두터운 총애를 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왕은 조말생의 죄상에 대해서 아무런 책임을 묻지 않았다.

사간원은 조말생에 대해 국법에 따라 사형에 처하라 주청했다. 하지만 왕은 자신이 이미 결정했는데, 더 이상의 처벌을 주장하는 것은 반역이라는 궤변을 늘어놓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조말생은 사면되었고 더욱 승승장구했다. 왕은 그를 의금부 제조로 임명했다. 의금부는 왕의 교지를 받들어 수사와 재판을 하는 최고의 사법기관이라 할 수 있다. 지금으로 치면 대법원장 혹은 검찰총장이 된 것이다.

요즘으로 치면 '국민들의 눈높이에는 안 맞지만 불법은 없었다'는 만능 치트키다.

역사가 흐른 현재 대한민국은 조국 법무부장관의 임명을 놓고 국민들이 분노하고 정치권은 조국장관의 임명을 철회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문재인 대통령은 각종 의혹에 휩싸인 조국 법무부장관후보를 장관으로 임명했다. 문 대통령은 "원칙과 일관성을 지키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면서 "인사청문회까지 마친 절차적 요건을 모두 갖춘 상태에서, 본인이 책임져야 할 명백한 위법행위가 확인되지 않았는데도 의혹 만으로 임명하지 않는다면 나쁜 선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광해군 3년 과거에서 '가장 시급한 나랏일이 무엇인가'라는 책문이 나왔다. 이에 합격자 임숙영은 '임금의 잘못이 국가의 병이다'라고 답했다. 격분한 광해군은 임숙영을 불합격 처리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격렬한 반대에 결국 왕은 뜻을 굽히고 임숙영을 합격시킬 수밖에 없었다.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후 불거진 각종 의혹으로 천신만고 끝에 법무부장관에 임명된 조 장관은 역사 속 조말생으로 남지않길 바라는 마음이다. 이상진 지방부 제천주재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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