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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칼럼] 산모 뱃속환경 태아 평생 좌우

2018-11-06 10:24:49



한의학에서는 건강과 질병, 수명이 체질에서 결정된다고 인식하기 때문에 질병을 진단하고 치료하는데 있어서 체질을 매우 중요시 여긴다. 체질을 선천적이라고 하는데, 선천(先天·하늘 이전)이라는 말의 한의학적 의미는 엄마의 뱃속이며, 후천(後天·하늘 이후)이라는 말은 엄마의 뱃속을 떠나 스스로 하늘을 봄을 의미한다. 한의학적으로는 280여 일간의 자궁 속 환경은 태어난 이후의 100년과 맞먹는 기간이며, 이를 계산해보면 자궁 속 1일은 태어난 후 4개월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일정한 공간에서 함께 놓인 파동은 점차 동조(同調·sync)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은 과학적으로 증명된 사실이다. 예를 들면 갖힌 방에 놓여 있는 수십 개의 괘종시계는 점차 같은 주기로 맞춰진다고 한다. 사람도 임신 중일 때는 산모의 몸이라는 하나의 공간에, 엄마의 심장과 아이의 심장이 같이 뛰는 상황이 된다. 물론 태반이라는 혈액 저장소가 있어서 산모의 심장박동이 태아의 혈관에 직접적으로 압력을 가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출산 1-2개월을 앞두고 태아의 머리 위치가 땅을 향하기 전까지 엄마의 심장은 태아의 정수리 부근에 위치해 있어 대부분의 임신 기간 중 태아는 엄마의 심장소리를 들으며 지낸다. 엄마의 몸이라는 하나의 공간에서 아이의 심장 박동이 엄마의 심장 파동과 배수관계로 동조되고 있다고 짐작할 수 있거니와 설령 아이의 심장이 엄마의 심장과 동조상태가 아니더라도 엄마의 심장 박동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만약 엄마의 심장이 강하고 느리면서 힘 있게 뛰는 안정 상태에서는 뱃속의 태아 역시 안정된 리듬 속에서 편안한 '선천'을 누릴 수 있지만, 약하면서 빨리 불안정하게 뛰는 엄마 심장 리듬에서의 태아는 불안한 '선천'을 누리게 된다.

한의학의 주요 진단과정인 진맥은 심장의 박동에 따라 크게 달라지므로, 체질을 결정하는 진맥은 결국 심장의 상태를 판단하는 것인데 사람의 심장은 무한정 뛸 수 있는 것이 아니고, 평생 뛰는 심장 박동의 횟수는 일정 부분 정해져 있다고 한다. 따라서 진맥에서 힘이 있으면서도 늦게 뛰는 심장을 가진 사람이 질병 없이 오래 산다고 판단할 수 있다. 반대로 약한 심장은 힘이 없으면서 빨리 뛰며 심리적으로 불안정하고, 신체적으로는 지구력이 약해 늘 피로할 뿐 아니라 잔병치레가 끊이지 않는다.

엄마가 태어날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일은 너무나 많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일은 '강한 심장'을 물려주는 일이며, 강한 심장을 가진 아이는 세상을 더욱 밝고 너그럽게, 그리고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다. 태어날 생명의 평생을 좌우하는 뱃속 환경을 고려하면, 임신 중인 산모의 신체적 편안함과 심리적 안정에 온 가족이 더욱 노력해야 한다. 정길호 아낌없이주는나무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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