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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고 싶은 과목만 골라 다른 학교서 배워요

정성직 기자 | 2018-10-25 13:44:17


▲화학 실험 공동교육과정에서 학생들이 에어 스위머(Air Swimmer)를 이용해 기체 밀도에 따른 움직임을 알아보고 있다. 수업은 학생들이 에어 스위머의 움직임을 과학적으로 분석하며 물리적 법칙까지 생각해보는 융합적 수업으로 진행된다. 사진=반석고 제공
대전반석고등학교는 학생들의 창의성과 전문성을 신장하고자 인근 학교와 함께 공동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공동교육 과정은 해당 학교에서 개설되지 않는 과목을 인근 학교에서 수강 할 수 있는 것으로 학생들의 학습 선택권을 넓혀주고 일반고에서 접하기 힘든 과목을 통해 학생들에게 적성을 찾고 전문성 신장의 기회를 제공한다. 반석고는 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인문계열 학생들을 위한 '과제 연구(교사 이정도)' 과정과 자연계열 학생들을 위한 '화학 실험(교사 김주형)' 과정을 진행해 호응을 얻고 있다. 반석고에서 진행되는 공동교육 과정인 과제 연구와 화학실험 과정에 대해 살펴봤다.



◇공동교육과정=학생의 선택에 따라 학교 간 학생을 교환해 과목을 수강하는 올해 공동교육과정에는 28개 고등학교에서 57개 교과가 개설돼 900여 명의 학생이 참여한다. 28개 거점학교에는 과목당 400여만 원의 예산이 지원되며, 참여 학생들은 희망 교과가 개설된 거점학교에서 평일 오후 또는 주말에 수업을 듣는다.

수업은 교과별로 15명 내외의 학생들이 1개 반을 이뤄 프로젝트 수업, 협력 수업, 토의·토론, 실험·실습 등 학생 참여중심 수업 등 다양하게 진행될 예정이다. 시교육청은 보통교과의 심화과목 또는 전문과목 중에서 학기당 2단위 이상 편성해 개설하도록 권장하고, 교육과정 편성·운영 지침, 학업성적관리 규정, 학교생활기록부 관리 규정 등을 준수해 공정하고 내실 있게 운영하도록 할 계획이다. 아울러 2015 개정 교육과정에 학교에서 개설되지 않은 과목을 다른 학교에서 이수해도 인정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어 학교간 공동교육과정 운영이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과제 연구=인문계열 학생들을 위한 과제 연구 과정에서는 시대적, 공간적, 사회적 관점을 통해 인간의 삶과 사회현상을 통합적으로 바라보는 능력을 기르기 위해 다양한 역사 및 사회적 현상들을 분석할 수 있는 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시대별 사료 및 문헌을 해석해 학생들이 시간적 현상을 분석적으로 접근하고 감정이입 활동을 더해 주관적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한다. 이러한 활동은 자신이 경험한 현대 사회의 현상을 과거 시대와 연결해 인간과 자신의 삶, 이를 둘러싼 다양한 공간, 복합적인 과거의 경험, 사실 자료와 다양한 가치 등을 고려하면서 탐구하고 성찰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단편적 지식보다는 창의력 및 고등사고 능력이나 자기 주도적 학습 능력, 협동적 문제 해결력 등을 기를 수 있도록 역사 일기 쓰기, 역할 놀이, 사료 분석 및 신문 만들기 등의 활동을 하고 모둠별로 최종 과제 연구 보고서 작성해 발표한다. 이를 통해 단순한 지식 습득이 아닌 일상생활과 사회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에 대한 합리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자신의 삶을 통합적인 관점에서 성찰하고 설계하는 능력을 함께 기를 수 있는 수업을 실시하고 있다.

◇화학 실험=자연계열 학생들을 위한 화학 실험 과정에서는 '실패를 통해서도 배운다'는 가치를 내세우며 지식을 주입하기 보다는 '기다림'을 통해 학생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첫 수업 시간에는 실험에 익숙하지 않은 학생들을 위해 '실험실 안전 수칙' 교육을 통해 실험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임을 가르친다. 또 실험실에 어떠한 실험 기구가 있는지 교육하며 학생들에게 다음 수업 주제를 알려 이론적 배경에 대해 스스로 학습하고 예비 보고서를 작성하도록 한다. 이후 교사는 수업 목표만 학생들에게 알려주고 실험 설계부터 수행까지 모든 과정은 학생 스스로 진행한다. 학생들은 각자 공부해온 것을 토대로 실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모둠원과 토의하며 실험 설계를 직접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변인을 통제할 수 있으며 각 과정에 필요한 실험기구를 스스로 찾도록 함으로써 학생들은 같은 수업이라도 모둠별로 조금씩 다른 방법으로 실험을 진행하기도 한다.

교사는 학생들이 설계한 방법에 대해 평가를 하기 보다는 안전상 문제가 없다면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역할로 학생들이 자유로운 실험을 통해 창의성을 신장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실험을 수행하더라도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을 때 그 이유를 분석해 문제점을 찾고 그것을 개선해 다시 실험을 반복하도록 한다. 이 과정에서 교사는 정답을 알려주기 보다는 어떠한 문제가 있는지에 대한 단서만 던지며 기다려준다. 이러한 '기다림'을 통해 학생들은 지식을 주입받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 내는 과정을 경험하게 된다. 그리고 각 모둠이 진행한 과정을 발표하며 다른 모둠과 정보를 공유한다.

학생들이 스스로 만들어 내는 과정은 가끔 교사가 생각하지 못한 아이디어를 제시하기도 하고 처음 보는 현상을 관찰하는 일이 일어나기도 한다. 이때 교사는 학생들과 같이 연구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처럼 교사의 일방적인 수업이 아닌 학생 중심의 수업은 학생들의 수업 만족도를 크게 향상시키고 있다.

공동교육과정에 참여한 학생들은 글씨를 읽으며 외우는 방식의 수업이 아니라 직접 체험하고 친구와 상의하며 진행돼 수업이 즐겁다고 말한다. 또 기존 수업은 다른 친구보다 잘해야 한다는 경쟁의식에 사로 잡혀 결과를 내는데 집착한 반면, 공동교육과정은 경쟁보다는 같이 공부하는 과정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오세구 교장은 "공동교육과정 수업은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에 맞게 수업을 선택하고 활동함으로써 창의성과 전문지식을 신장할 수 있어 학습 효과가 크다"며 "학생들이 인근 학교 학생들과 함께 교류하면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지식을 공유하면서 4차 산업혁명시대에 적합한 인재를 양성하는 효과도 기대돼 사회의 발전에서도 긍정적이라 본다"고 말했다. 정성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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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은 실험을 통해 알게 된 것을 정리해 발표하는 시간에 자신들의 시행착오 과정도 발표하며 실패를 통해 배운점도 공유한다. 이를 통해 결과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과정의 중요성도 인식 할 수 있다. 사진=반석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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