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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보지못한 진짜 동물 이야기

원세연 기자 | 2018-10-10 11:26:07



지난달 대전 오월드에서 탈출했다가 사살된 '퓨마' 사건은 동물권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환기시켰다. 사육사의 잘못으로 우리 밖으로 나간 퓨마를 포획이 아닌 사살로써 죽음으로 내몰았기 때문. 동물을 동물원에 가둔것도 인간이요, 죽음으로 내몬 것도 인간이기에 퓨마 사건은 동물원을 폐쇄해야 한다는 극단적인 목소리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러한 때에 인간이 멋대로 혹은 실수로 동물을 신화화하고 의인화하며 왜곡해 왔던 동물의 역사를 기록한 책이 발간됐다. 동물학자이자 내셔널지오그래픽 탐험가이며 나무늘보협회 창시자인 루시 쿡이 쓴 '오해의 동물원'이 바로 그것. 저자는 동물에 대한 편견과 오해가 뿌리 깊은 인간 중심적 사고에서 비롯됐음을 풍부한 사례를 들어 보여준다.

대표적인 이가 인류 최초의 진정한 과학자이자 동물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아리스토텔레스. 사실 그도 동물을 이해하는데 실패한 사람이었다. 그는 뱀장어를 무성 생물로 보고 진흙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물고기에서는 수월하게 번식 과정을 확인할 수 있었지만 뱀장어에서는 짝짓기를 통해 태어났는지, 알에서 태어났는지 알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는 그리하여 뱀장어의 출생의 비밀을 자연발생설에 억지로 끼워 맞췄고, 이 이론을 하루살이에서 개구리까지 번식 과정을 설명하기 힘든 다양한 생물체에 자유롭게 적용했다. 몇 백년 후에 후대 자연과학자들은 뱀장어가 바위에 몸을 비벼서 나온 부스러기가 새로운 생명체로 탄생한다든지 포유류처럼 새끼를 낳는다는 오류를 쏟아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뱀장어의 번식과 출생, 죽음의 과정은 암흑에 가려진 채 현재까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어쩌다 각인된 부정적인 이미지 때문에 긴 세월 수모를 당하고 박해를 받았던 안쓰러운 존재도 있다. 나태하고 무능한 동물로 각인된 '나무늘보' 이야기다. 나무늘보는 온몸에 벌레가 들끓고 털은 이끼로 뒤덮인 채 온종일 나무 꼭대기에서 고작 달팽이보다 조금 빠르게 움직이고 1주일에 겨우 한번 똥을 쌀까말까 하는 습성에 인간은 '진화의 역사에서 실패한 동물'이라는 낙인을 찍었다. 하지만 한 시간에 300m 정도 이동하는 나무늘보는 오히려 그 나태한 천성 때문에 검치호랑이·털매머드보다 오래 살아남았다. 나무늘보의 하루 열량은 감자칩 한봉지 정도 분량인 60칼로리. 나무에 매달려 나뭇잎을 아주 천천히 최소화하면서 되도록 적은 에너지를 사용해 나무늘보야말로 정글에서 살아남는 진정한 고수다 .

저자는 대나무 먹는 데만 골몰하고 번식에는 무관심하다는 판다의 이미지도 인간의 실수가 빚은 오해라고 강조한다. 세상에는 두 종류의 판다가 있다. 동물원에 살면서 유순하고 어수룩한 코미디 연기를 하는 판다와 거친 성관계를 좋아하고 고기맛도 아는 야생 판다다. 이 중 우리에게 익숙한 판다는 사람처럼 앉아 나뭇잎을 먹거나 사육사를 더 좋아하는 모습이다. 이는 동물원에서 키우는 판다에게 이런 이미지를 씌워야 관람객들이 무력한 존재라고 믿고 싶고 그래야 불편함 없이 판다를 귀여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지금까지 우리가 잘못 알았던 동물들의 진실을 찾아 직접 하마의 땀을 피부에 바르고, 개구리 정력제를 마시고 독수리와 함께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모험을 한다. 이런 엽기적인 요절복통 이야기기를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원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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