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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관 기능 저하땐 각종 잔병치레

2018-10-09 14:00:40



한의학에서 경락은 인체의 뿌리인 오장육부와 인체의 줄기인 팔, 다리를 연결해주는 인체의 강줄기라고 볼 수 있다. 모두 열 두 줄기인 경락은 12개월을 의미하기도 하고 고대 중국대륙에서 서해로 흐르던 12개의 강에서 유래하기도 한다. 하지만 인체에는 경락보다 더 중요한 가장 큰 물줄기가 있는데 이는 바로 입에서 항문까지 긴 관으로 이어진 소화기 장관(腸管)이다.

매일 먹는 음식에 포함되거나 직접 마시는 물은 약 1.5ℓ에 불과하지만 침샘 1.5ℓ, 위액 3ℓ, 쓸개즙과 췌장의 소화액 1.5ℓ 및 소장의 소화액 2.4ℓ 등으로 위장관에는 대략 10ℓ의 물과 소화액이 흐르고 있다. 전신의 혈액량이 5ℓ이니 무려 혈액의 두 배에 가까운 물이 지속적으로 배출되고 흡수되기를 반복하는 것이다. 우리가 섭취하는 외부의 음식물은 입에서부터 컨베이어 벨트처럼 물에 둥둥 떠서 식도, 위, 소장, 대장을 통해 소화와 흡수를 거쳐 항문을 통해 몸 밖으로 내보내는 과정을 거친다.

한의학에서는 위장관 전체를 '위가(胃家)'라는 이름으로 부르는데, 김씨 성을 가진 사람의 집안 식구 모두를 '김가(金家)'라고 부르듯이, 위가 역시 위 뿐 아니라 전체 소화기 장관의 대표이름이다. 우리 몸을 관통하는 큰 강인 위가의 기능이 강하면 영양섭취의 효율이 커지기 때문에 식사량은 줄어들어 체중이 늘지 않고, 안색이 좋아지며, 면역력이 강해 질병에 걸리지 않는다. 반대로 위가의 기능이 떨어지면 음식을 많이 먹어도 제대로 섭취가 되지 않아 잘 체하면서도 허기감이 계속 되며 과식이나 폭식으로 체중이 늘고, 얼굴이 붓거나 푸석푸석해지며 면역력도 떨어져 감기 등 여러 질병에 잘 걸리게 된다.

따라서 어떤 질병으로든 한의원에 내원하면 한의사는 제일 먼저 진맥을 통해 위장관의 소화흡수 기능이 정상인지를 살펴보는데, 진맥에서 나타나는 위가의 기능을 '위기(胃氣)'라는 이름으로 부른다. 난치성 질환이라도 위기가 정상이면 잘 치료되고, 반대로 단순 감기라도 맥에 위기가 없다면 잘 낫지 않는다.

1300년 경 중국 원나라 때 의사 이동원은 열(염증)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공격적인 치료법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각종 질병에 병을 직접 공격하기 보다는 체력을 보강하는 방법을 통해 완쾌시켰는데, 이로써 황하 이북 지방의 명의로서 큰 이름을 날렸다. 이후 각종 난치성 질병을 치료하는 가장 우선적인 방법으로 위가를 먼저 보강하는 새로운 의학 이론과 치법을 완성하고 '보중익기탕'이라는 처방을 창안했다.

이동원의 보중익기탕은 질병을 대함에 있어 질병 자체보다 인체의 건강상태를 먼저 살피도록 의사의 관찰 대상을 바꾸게 한 한의학 역사의 획을 그은 처방인데, 보중익기탕의 변방은 수백 가지에 달해 통칭 '의왕탕(醫王湯, 의사의 가장 중요한 처방)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처럼 한의학에서는 위가를 인체의 뿌리인 오장육부만큼 중요한 생명의 근본으로 인식했다. 건강한 삶을 위해서는 인체를 관통하는 가장 큰 강줄기인 위가의 기능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길호 아낌없이주는나무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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