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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광장] 이춘희 시장만 있고 실국장은 없다

은현탁 기자 | 2018-08-10 08:50:53



6·13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이춘희 세종시장은 크게 두 가지 방법으로 시민들과 소통하고 있다. 하나는 언론브리핑이고, 또 하나는 시민들을 직접 시정에 참여시키는 방식이다.

이 시장의 언론브리핑은 민선 2기 4년 동안 거르지 않고 하다 보니 지난 주에는 200회를 돌파했다. 돌이켜보면 이 시장의 언론브리핑 4년은 대체로 유쾌했다. 행정수도 건설, KTX세종역 설치 등 세종시를 둘러싼 이슈가 그에게 불리할 게 없었다. 대형 이슈를 바라보는 세종시민들의 이해와 이춘희 시장의 주장이 잘 맞아떨어졌다.

언론브리핑이 잣다 보니 질이 떨어진다는 말도 나왔다. 그때그때 세종시정을 홍보하는데 큰 역할을 했지만, 형식에만 치우친 경향도 없지 않다. 기자들의 질문도, 이 시장의 답변도 재탕 삼탕이 되는 경우가 허다했다. 시장이 전면에 나서다 보니 실·국장의 얼굴은 잘 보이지 않는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굳이 읍면동장 시민추천제, SB플라자 운영 등 가벼운 주제까지 시장이 발표할 필요가 있었을까. 대변인이나 실·국장이 발표하거나 보도자료로 대체해도 될 내용까지 시장이 직접 나서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장은 매주 브리핑을 고집하고 있다. 200회 브리핑도 드문 일이지만, 이걸 시장 혼자서 거의 다했다는 것도 참 드문 일이다.

언론브리핑과 함께 시민들을 시정에 참여시키는 것도 이 시장의 소통 방법이다. 그는 특히 시민들과 둘러앉아 이야기하는 타운홀 미팅을 즐긴다. 일자리 창출 타운홀 미팅에서 아동청소년 타운홀 미팅, 여성친화도시 기념 타운홀 미팅, 도시재생을 위한 타운홀 미팅까지 다양하다. 시장이 직접 시민 속으로 뛰어들어 시민들과 함께 호흡하는 소통의 장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의도다.

이 시장의 민선 3기 주요 공약인 시민주권특별자치시는 타운홀 미팅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킨 것으로 볼 수 있다. 시민의견을 수렴하고 시민들이 직접 시정을 결정하고 집행하는 체계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시민 스스로 마을 조직·입법·재정·계획·운영을 함으로써 세종형 자치를 실천하겠다는 의지다. 이처럼 세종시장은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언론과의 소통, 시민들과의 소통을 즐기고 있다.

하지만 외부로 비치는 것만큼 세종시와 언론, 세종시와 시민 간 소통이 잘 이뤄지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우선 세종시청 내부에서부터 소통과 조율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부서 간 책임 떠넘기기와 불통은 여기저기서 감지된다.

세종시의 미관을 해치는 주범인 불법 광고물에 대한 대응만 봐도 그렇다. 광고물 담당부서는 불법 현수막을 철거하고 있고, 다른 부서는 불법 현수막을 게시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을 지적하는 언론보도에는 아예 귀를 닫았다. 올해만 해도 세종시청 등 관공서에서 부착한 불법 현수막이 수만 장이나 된다고 한다.

세종시의 청소 관련 행정도 '쓰레기 없는 도시' 표방을 무색게 하고 있다. 세종시청 앞 한 대형 상가 입주자들은 준공 2년이 되도록 클린넷 투입구가 설치되지 않아 BRT 도로변에 쓰레기를 투기해야 한다. 이 문제를 놓고 청소담당 부서와 공원조성 부서, 주차장 건설 부서는 아직도 옳으니 그르니 '핑퐁'을 하고 있다.

이 시장이 언론브리핑을 좋아하지만, 정작 세종시 출범 후 최대 사상자를 낸 새롬동 화재사건 당시에는 세종소방본부의 단 한차례 브리핑에 그쳤다. 세종시는 화재 사건과 관련해 시종 소극적으로 일관했으며, 시청 내 T/F팀을 만들었지만 한동안 그런 조직이 있는지 없는지 시청 직원들 조차 모르고 있었다.

언론브리핑 횟수만 늘리고, 타운홀 미팅을 많이 한다고 해서 소통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브리핑을 남발하기보다는 언론과 시민들의 작은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타운홀 미팅처럼 화려한 세리머니도 좋지만, 시청 내부의 소통과 조율이 우선이다. 은현탁 세종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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