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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사상 산책] 음양과 오행

2018-07-12 08:54:44


▲황정원 교수
요즘은 동양이라고 하면 인도까지 포함하지만, 전통적인 동양은 중국과 우리나라를 아우르는 동아시아라는 의미로 사용되었다. 따라서 동양사상은 중국과 우리의 전통사상이라는 의미로 요약할 수 있다. 동양의 독특한 사상이라고 하면 먼저 음양오행사상을 연상하는데, 원래는 음양과 오행이 그 기원을 달리한다. 음양사상은 '주역'에서 시작하고, 오행사상은 '상서'에서 비롯한다. 그러나 동양을 지배한 전통사상은 유교(儒敎)가 대표적이고, 도교(道敎)와 불교(佛敎)가 병행하였다고 하겠다.

유교는 공자의 사상이 근간을 이루는데, 그 교과서는 사서(四書)와 삼경(三經)이고, 이 삼경에 '주역'과 '상서'가 포함된다. 따라서, 우선 '주역'과 '상서'에 나타난 음양과 오행을 개관하기로 한다. '주역'의 이론은 간단한 이분법(二分法)에서 시작한다.

즉 음양이라는 두 가지 개념을 기본으로 삼아서 세상만사를 관찰한다. 하루를 밤낮으로 나누고, 사람을 남녀로 구분한다. 이 기준에 사용하는 음과 양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한자의 뜻을 보면 양은 햇빛이 비치는 언덕이고, 음은 그늘진 곳이다. 양인 낮에는 온도가 높아지면서 동식물의 활동이 많아지고, 그늘진 밤이 되면 기온이 내려가면서 조용해진다. 양은 부피가 는다는 뜻이고, 음은 양보다 양이 모자란다는 뜻이다. 남자가 양이라고 말하는 것도, 남자가 여자보다 에너지가 많다는 뜻이다. 사물을 인식하는 방법 중에서 가장 쉬운 것이 이분법(二分法)이다. 관찰하는 대상을 크게 둘로 나누는 간단한 방법이다. 구체적인 기준에 따라 두 가지 부류로 나누는 것이다. 간단하고 명확하므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누구나 이해할 수 있다. 만물을 무생물과 생물을 분류하고, 다시 생물을 동물과 식물로 나누고, 동물을 암수로 구분하는 것이 모두 이분법이다. 요즘 우리가 사용하는 컴퓨터의 원리도 이분법에서 시작한 것이다.

동물의 암수가 짝을 지으면 새끼를 낳는다. 이것을 음양이 화합하여 새로운 것을 생산(生産)한다고 말한다. 음양이론은 한의학의 기본원리가 되었는데, 최초의 의학책인 '황제내경'에 음양(陰陽)이기(二氣)라는 개념이 등장하고 있다. 양기(陽氣)는 따뜻하고 여분이 있으므로 활발하고, 서늘하고 모자라는 음기(陰氣)는 조용한 것이 특징인데, 음양이 화합하여 천지만물을 생산한다는 이론을 수립한다. 이러한 음양의 대조적인 기능을 가지고 생리와 병리를 연구하였고, 약초의 분류에도 음양이분법이 기본이었다.

그러나 음양이론이 꽃을 피운 것은 '주역'이라는 책이다. '주역'에는 단순한 음양(陰陽)을 조합하여 먼저 사상(四象)을 만들고, 다시 팔괘(八卦)를 설정한다. 즉 음양 두개를 세 번 조합하여 8이라는 숫자가 생긴다. 이때 삼세번은 천지인(天地人) 삼재(三才)를 본 딴 조합방식이라고 풀이한다. 이렇게 만든 8가지 개념을 팔괘(八卦)라고 한다. 그 8괘를 건(乾)·감(坎)·간(艮)·진(震)·손(巽)·이(離)·곤(坤)·태(兌)라고 부른다. 우리 태극기의 귀퉁이에 나오는 건곤감리(乾坤坎離)가 그 절반을 부호로 그린 것이다. 사물을 종류에 따라서 8가지로 분류하는 팔분법이 설립된다. 이 8괘를 또 다시 조합하니 팔팔 육십사로 64괘가 된다. 주역은 이 64괘를 가지고 세상만사를 관찰하고 문제점을 처리한다. 64괘에 각각 6가지 대응방안이 정리되어 있어서 난제를 처리하는 방법은 384가지다. 그래서 '주역'은 역경을 현명하게 대응하는 처세훈을 가르치는 책이라고 불렀다. 공자가 노년에 '주역'을 보고서 이러한 이치에 심취되어 만년까지 그 내용을 연구하였고, 그 결과를 열권의 책으로 엮어서 전한 것이 '역전'(易傳)이다. 최초의 주역 해설서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주역은 '역경'(易經)에다 '역전'을 합본한 책인데, 역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은 공자의 이 해설서를 교과서로 삼는다. 그 해설서에는 공자의 모든 사상이 무르녹아있어서, 유교를 전공하는 유학자들은 반드시 읽어야하는 필독서가 되었다. 공자는 간단한 이분법이 만들어낸 음양이론을 완성하여 역학이라는 학문을 창시한 주인공으로 추앙받고 있다. '주역'은 이렇게 음양이라는 이분법에서 출발하는 간단한 이론을 사용하여 만든 점책이지만, 공자를 만나면서 우주와 인생을 함께 설명하는 철학서적으로 승격되었다. 기원전 오백년에 완성된 '주역'은 오늘날에도 지성인들의 애독서로 남아있다. 황정원 한국해양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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