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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로 보수 정치권 변화 불가피해졌다

이익훈 기자 | 2018-06-14 18:29:12

압승을 기록한 여당과 처절한 참패를 기록한 야당. 6·13 지방선거에서 보여준 민심의 준엄한 심판결과다. 지난 1995년 지방선거가 시작된 이후 '역대 최대 압승'이자 '역대 최악 참패'다. 광역단체장 17곳 중 14곳을 민주당이 차지했고 기초단체장도 226곳 가운데 151곳에서 승리했다. 국회의원 재보선도 12개 선거구 가운데 후보를 낸 11곳에서 모두 여당후보가 당선됐다. 한국당이 텃밭인 부산·울산·경남 광역단체장을 빼앗긴 것이나 민주당이 서울시 25개 구청장 가운데 24개를 싹쓸이 한 것 모두 일대 '사건'이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 1년여 만에 지방권력의 완벽한 '정권교체'를 이룬 것이다.

지방선거가 끝나자마자 후폭풍이 보수 정치권에 휘몰아치고 있다. 당장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 든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지도부 책임론으로 내홍에 휘말렸다. 패닉에 빠진 한국당에선 조기 전당대회, 당의 전면적 쇄신론에 이어 당 해체론까지 나오고 있다. 참패 책임을 지고 홍준표 대표가 어제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당직자와 시도위원장의 사퇴도 줄을 잇고 있다. 김성태 원내대표의 비상체제에 돌입했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지 한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 유승민 공동대표가 물러나고 서울시장에 나섰던 안철수 후보도 "당분간 성찰의 시간을 갖겠다"고 밝힌 바른미래당도 위기이긴 마찬가지다.

선거참패로 인해 홍준표·유승민·안철수 등 보수 대표주자 3명이 하루아침에 몰락했다. 보수당인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당장 해야 할 일은 당의 정상화가 아니라 새로운 모습이다. 통합이 됐건 헤쳐모여가 됐건 뼈를 깎는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 지금의 정치지형으로는 더 이상 기대할 게 없다. 적당히 보수하는 수준이 아니라 백지상태에서 새롭게 집을 짓는 대변혁을 이뤄야 한다. 유승민 대표의 "이번 선거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국민의 지지도 있었지만, 결국은 보수에 대한 심판이었다"는 발언을 깊이 새겨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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