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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수록 재밌는 문화재] 극락행 하이패스 이야기로 지켜낸 논산의 문화유적

2018-06-14 17:11:16


이번 석가탄신일에도 여느 해 못지않게 전국 주요 사찰마다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우리 충청남도에는 백제 시대 유적을 중심으로 한 세계유산 등 유적이 많지만 그중 논산을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다.

'논산'하면 보통 육군훈련소를 가장 많이 떠올리게 된다. 또 삼국통일을 위해 계백과 김유신이 마지막까지 격전을 벌인 황산벌이 영화와 함께 유명세를 얻기도 했다. 하지만 논산의 자랑거리로 유명한 불교유적들도 빼놓을 수 없다.

이를 증명하듯 논산에 살던 사람이 죽은 뒤 저승에서 염라대왕을 만나면, 세 가지 질문을 받게 된다는 재미난 이야기가 있다. 첫 번째로 "관촉사 은진미륵을 보았느냐?", 둘째로 "개태사 무쇠솥을 보았느냐?", 마지막으로 "강경의 미내다리를 보았느냐?"라는 질문이다.

위의 세 가지 질문에 모두"예"라고 대답하면, 그 사람의 살아생전 짊어졌던 죗값에 대한 경중을 따지지 않고 염라의 권한으로 극락행 특혜를 주었다고 한다.

얼마나 대단한 곳이길래 이 세 곳을 보는 것만으로도 극락행이 가능했던 것일까?

마곡사(麻谷寺)의 말사이자 논산의 대표사찰인 관촉사(灌燭寺) 은진미륵은 국내 최대 석조불상으로 몸에 비해 큰 부처님의 얼굴과 소박한 이목구비, 높이 18.12m의 화강암으로 만들어졌다. 위압감은 불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경외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안성맞춤이다.

개태사(開泰寺) 무쇠솥은 고려가 망한 후 개태사가 폐허로 벌판에 방치되어 있다가 1887년(고종 24) 정해년 대홍수 때 연산읍까지 떠내려 갔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무쇠솥은 개태사 경내 우주각으로 불리는 건물에 의해 보호되고 있다.

미내다리는 무지개 모양으로, 길이 30m, 너비 2.8m, 홍예의 가장 높은 부분이 4.5m로 조선후기 삼남일대에서 큰 규모로 알려졌다. 실제로 미내다리를 밟으면, 하천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가리고 하늘을 향해 한 계단 한 계단 오르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최근 은진미륵의 국보승격, 개태사의 국가급 문화재로서의 가치 재조명 등 여러 복원에 대한 노력이 열매를 맺고 있는 것을 보면 논산에 전해지는 이 이야기는 우리 조상들이 이 세 유적의 중요성을 일깨우려 우리에게 전하려한 시간을 초월한 메시지인지 모른다.

극락에 가고 싶은 논산 사람들은 은진미륵과 개태사 무쇠솥, 미내다리를 꼭 둘러보고 후손들도 극락의 복을 누릴 수 있도록 지금까지 온전히 지켜냈어야 했을 것이다. 이러한 노력이 오늘날까지 우리 고을의 문화재의 가치를 지켜낸 원동력이라 할 수 있다. 언젠가 논산에 들르면 우리도 이 메시지에 동참해야 극락에 갈 수 있지 않을까? 이창훈 국립문화재연구소 자연문화재연구실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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