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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스스로 이해 못하는 병…가족의 이해 중요

박영문 기자 | 2018-06-12 14:25:46


▲유제춘 을지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치매는 뇌의 기질적 질환으로 인해 후천적으로 기억, 언어 등 여러 영역의 인지기능이 떨어져 일상생활이나 대인 관계에 지장을 초래할 만큼 지적 기능이 저하된 상태를 뜻한다. 치매의 원인은 알츠하이머병, 뇌혈관 질환, 대사성 질환, 내분비질환, 감염성 질환 등으로 다양하다. 특히 이중에서도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치매는 전체의 50-70%를 차지하는 가장 흔한 유형이다. 게다가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근본적인 치료가 힘든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건망증과 다른 치매= 알츠하이머병의 증상을 크게 3단계로 구분된다. '건망기'라고 불리는 1기는 기억을 하지 못하는 정도의 가벼운 증상에서 시작돼 차츰 기억력 저하가 나타나는 단계다. 자주 깜박깜박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치매 환자인가하는 의심을 할 때가 있다. 하지만 건망증이 모두 치매의 시작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건망증의 경우에는 사건이나 경험의 내용 중 일부분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반면 치매 환자는 사실이나 경험 자체를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또 건망증은 기억나지 않았던 부분이 어느 순간 다시 떠오르는 경우가 많지만, 치매 환자에서는 그런 경우가 거의 없다. 또 치매는 건망증과 달리 진행성 장애기 때문에 기억력 장애는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심해지게 된다.

2기는 '혼란기'로 시간·공간·사회적으로 자신이 어떤 위치에 있는가를 의식하지 못하고 때로 공격적인 성향을 띠기도 한다. 기억 장애가 심해져서 방금 식사를 했는데도 기억하지 못하고 가족이 자신을 학대하고 있다는 망상을 하거나, 자신이 잃은 물건을 다른 사람이 훔쳐 갔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어색하게 말하거나 정확하지 못하게 말을 하기도 하는 것도 이 시기의 특징이다.

'치매기'인 3기에서는 기억, 판단, 인식 등 모든 기능이 현저하게 저하되고 인지, 사고, 판단이라는 지적 활동을 하는 대뇌의 고유기능이 사라진다. 같은 말을 앵무새처럼 되풀이하다가 차츰 말을 하지 않게 되고 결국 무언 상태가 되기도 한다. 아무 때나 아무 곳에서나 배설하고 대부분의 기억이 상실돼 가족의 얼굴도 알아보지 못할 수 있다.

◇약물 치료, 이상행동 감소에 효과= 알츠하이머병의 근본적인 치료법이나 예방약은 존재하지 않지만, 병의 진행 속도를 늦추며 이상행동들을 줄일 수 있다고 인정돼 사용되는 약물들이 있다. 치매에는 흔히 망상이나 불안, 공격적인 행동, 우울 등 이상행동들이 동반되는데 적절한 약물 치료가 이뤄지면 환자 본인은 물론 가족 등 주위 사람들이 받는 고통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 먼저 아세틸콜린(acetylcholine)의 작용을 활성화시키는 약물이 있다. 알츠하이머병의 경우 인지기능에 관여하는 아세틸콜린이라는 신경 전달 물질이 많이 저하돼 있는 점에 근거, 이를 보충해주는 치료제다. 또 최근에는 글루타메이트라는 신경 전달 물질과 관련해서 작용하는 NMDA 수용체 길항제가 임상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밖에도 아밀로이드 단백질의 생성 과정에 관여하는 약물 등 여러 가지 후보 약물들이 개발되고 있다.

◇가족의 이해가 중요= 치매 당사자인 환자는 증상을 잘 모르거나 표현하기 어렵고 환자 가족들의 고통 또한 커지는 병이다. 따라서 치매는 환자는 물론 가족 등 돌보는 사람이 병을 이해하고 치료와 간호 수칙을 잘 알아두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우선 자신의 가족이 치매에 걸렸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가족 모두가 치매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환자를 돌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의사소통은 언어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이나 표정으로도 가능하기 때문에 환자를 대할 때 행동이나 표정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환자에게는 하기 쉬운 간단한 활동을 담당하도록 해서 환자의 잔존기능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가족 한 사람이 치매 환자에 대한 모든 책임을 떠안지 말고, 가능하면 온 가족이 책임을 나눠 부담을 줄이는 것이 좋다.박영문 기자

도움말= 유제춘 을지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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