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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여행 테크닉] 배신의 시대에 찾은 '충신의 고장' 아코

김대욱 기자 | 2018-05-16 18:22:33



일본 오사카 도심서 전철로 1시간 반 거리에는 충신(忠臣)의 고장으로 잘 알려져있는 효고 현 아코(赤穗)시가 있다. 이곳에는 47인의 사무라이들이 억울하게 목숨을 잃은 주군의 원혼을 달래주기 위해 와신상담하다가 실제 천하보다 소중한 자신의 목숨을 아낌없이 바쳐 원수를 갚고 주군의 숭고한 뜻이 깃들어 있다.

흔히 주신쿠라(忠臣藏)로 알려진 이 47인의 아코로시(赤穗浪士) 즉 아코의사(赤穗義土)의 목숨을 건 복수사건은 일본인들의 의식 저변을 이루는, 목숨을 걸고 지켜낸 진정한 의리의 표상으로 오늘날에도 널리 회자 된다.

이 복수사건은 1701년 3월에 에도 성 안의 복도에서 아코 한슈(赤穗 藩主) 아사노 나가노리(淺野長矩)와 키라 요시나카(吉良義央)간에 우발적으로 일어난 작은 충돌에서 비롯된다. 이 돌발 사태와 관련해 막부에서는 아코에게 할복을 명령하고 영지도 몰수하는 일벌백계의 징계를 내린다. 그 후 아사노 번주(藩主)를 주군으로 섬기던 47명의 가신은 3년 동안이나 숨어 지내며 와신상담 복수의 칼날을 갈며 지낸다. 마침내 12월 15일 새벽 결전의 날에 거지·행상 등으로 변장해 주군의 원수 요시나카의 집에 숨어들어 통렬한 복수극을 펼친다. 아사노 부하 47인은 키라 요시나카의 머리를 베어 원수를 갚고 주군인 아사노 나가노리의 무덤에 바친다. 그러한 통렬한 복수 후에 당시의 쇼군이었던 도꾸가와 쓰나요시는 주군을 위해 복수극을 펼친 47인 모두에게 자결을 명령하자 47인 모두는 미련 없이 흔쾌히 할복을 단행한다.

이렇게 주군의 원수를 갚은 47인의 아코 의사 이야기는 오늘날에도 일본인들의 심금을 울리기에 그동안 150여 편의 관련 영화가 만들어져 인기리에 상영됐을 정도다. 이들 영화는 개봉하면 매진사례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얻었다. 일본 공중파 TV에서도 수차례 이를 소재로 드라마로 방영할 정도로 인기 레퍼토리가 된 지 오래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을 지닌 아코 일대를 여행하는 데는 역 주변 주요 명소들을 둘러보는 데는 걷기 여행이 제격이다. 아코시를 가로지르는 지쿠사 강을 건너 아코 해변공원 일대를 둘러보기 위해 버스를 이용하면 30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아코 해변공원의 방파제 바로 앞에는 우리나라 부산의 자갈치시장처럼 앞바다에서 갓 잡아 올린 싱싱하고 저렴한 해산물이 즐비해 인근 식당에서 푸짐하게 시식할 수 있어서 아코 여행의 묘미는 배가된다.

아코의 오랜 역사적 전통과 주변 분위기를 제대로 소화하려면 1박 2일 정도가 무난하다. 간사이 여행 일정상 서둘러 일정을 소화하려면 오전에 이곳에 도착해 주변을 둘러보고 저녁 무렵 오사카 등지의 숙소로 돌아오면 된다.

일본 간사이(關西) 지역 중 다소 외곽에 자리 잡은 이곳으로 여행을 가려면 우선 우리나라 인천·김포·부산 등의 국제공항에서 오사카의 관문인 간사이국제공항으로 가야 한다. 간사이국제공항에 도착한 이후에는 간사이 쓰루패스 사용 시에는 오사카 도심 한신(阪神) 우메다(梅田)역에서 산요선(山陽線) 전차를 이용해 고베 산노미야(三宮)를 거쳐 종점인 히메지에 내린다.특급 이용 시 소요시간은 60분이다. 산요(山陽) 히메지 역에서 나와 바로 우측 건너에 위치한 JR 히메지(姬路)역으로 이동해 반슈아코(播州 赤穗) 직행 JR 특급열차를 이용하거나, 혹은 아이오이 역(相生)에서 한 번 갈아탄 후 아코 행 보통열차를 이용해도 된다. 히메지에서 아코까지는 30분이 소요된다.

JR패스 사용 시에는 신칸센도 이용할 수 있으므로 오사카(大阪)에서 히메지까지 신칸센으로 이동한 다음, 히메지를 관광한 후 보통열차를 이용해 아코(赤穗)역으로 가면 가장 빠르다. 히메지에서 아코 행 열차는 자주 있으므로 연결 교통편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신수근 자유여행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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