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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공의 4대강 기록물 파기 해명 석연찮다

송신용 기자 | 2018-02-13 18:22:30

한국수자원공사가 4대 강 사업 주요 서류를 몰래 폐기한 게 사실로 드러났다.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은 그제 수공이 일부 원본기록물을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파기한 것으로 현장 확인했다. 파쇄업체 직원이 폭로한 3t 가량의 문서 이외에 다섯 차례에 걸쳐 4대 강 문건 등 기록물 반출과 파기가 반복적으로 이뤄진 것도 추가로 밝혀냈다. '1조 원 이상 손실' 등의 제목에서 보듯 중차대한 내용일 걸로 짐작되는 기록물이 상당수다.대통령을 뜻하는 'VIP 지시사항' 문서는 이명박 대통령과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것이건만 무얼 감추려 없애고자 했는 지 의구심이 든다.

더 납득이 안가는 건 수공 측의 해명이다. 4대 강 문서를 조직적으로 무단 파기하지 않았고, 국가기록원이 원본기록물로 분류한 302건은 대부분 보존연한이 지나 파기했어야 하지만 편의상 보관하던 자료라는 것이다. 또 4대 강 관련 자료로 분류된 문건은 민감한 내용이 아닌 업무연락 자료가 대부분이라고 했다. 하지만 국가기록원은 302건의 경우 공공기록물법에 따라 관리해야 한다고 못박았다. 개인 PC에 파일을 보관하는 등 기록물로 등록하지 않은 채 평가심의 없이 파기 대상에 포함시켜선 안 된다는 의미다. 수공의 말을 곧이 곧대로 믿더라도 기록물 관리가 대단히 부실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4대 강 사업은 논란이 끊이지 않는 초대형 국책 사업이었다. 지난 정권에 이어 문재인 정부 들어서도 정책 감사가 진행 중이다. 사업 정책결정이 어떻게 이뤄지고, 집행 과정에서의 문제점을 속속 들이 들여다 본다는 점에서 사업 관련 기록물의 효용성이 적지 않다. 국기기록원이 경찰청 등 관계 기관에 기록물 파기 확인 자료를 제공하기로 한 만큼 고의 누락인지, 우발적 실수인지 낱낱이 밝히기 바란다. 차제에 기록물은 생산과 동시에 등록관리 해야 하고 기록물 폐기는 기록관에서만 할 수 있다는 기록관리 기본 원칙이 모든 공공기관에 정착되도록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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