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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식을 넘어 배움 공동체로, 기숙사의 환골탈태

김훈탁 기자 | 2018-02-13 09:54:21


▲대전대 이인철 HRC준비단장(생명과학과 교수)
대전대 이인철 HRC준비단장에게 듣는 '레지덴셜칼리지' 이야기

다보스포럼에서 언급된 4차 산업혁명이 사회 전반에서 변화와 혁신을 이끌고 있다. 대학교육도 예외는 아니다. 노동시장과 산업계, 더 나아가 사회 전반에 이르기까지 삶이 바뀌기 위해선 교육의 변화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최근 대전대학교를 이야기할 때 자주 회자되는 것이 일반인에게는 다소 생소한 이름의 '레지덴셜 칼리지(Residential College·RC)' 다.

'싼 값에 숙식을 제공하는 시설인 사전적 의미의 기숙사(寄宿舍)'의 개념을 두 세 단계 뛰어넘어 배움과 커뮤니티의 공간으로 환골탈태시킨 HRC, 즉 '혜화레지덴셜 칼리지'는 '기숙학교'라는 명칭으로는 설명이 조금 부족하다. 교육 혁신이 화두가 된 지금, '레지덴셜 칼리지' 설립과정을 진두 지휘한 이인철 HRC준비단장(생명과학과 교수)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4차 산업혁명이 주도할 미래사회는 교육의 변화가 가장 중요하고 대학도 많은 변화를 요구받고 있습니다. 대전대가 야심차게 준비한 '혜화 레지덴셜 칼리지'도 그런 요구의 일환으로 보여집니다.

"대전대 HRC는 한마디로 새로운 도전입니다. 모든 대학이 피부로 느끼고 있듯 우리나라 대학 교육의 환경은 매우 어려워졌고 대학 스스로 가치를 창출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인식에 공감합니다. 학령 인구의 감소에 따른 대학 지원자의 급격한 감소, 10년 가까이 대학 등록금의 동결로 인한 교육 투자 여력의 감소, 대학 교육의 성과가 주로 졸업생 취업률로 평가되는 사회의 인식 등 전방위적인 위기 상황입니다. 돌파구는 대학만의 '특별한 가치 창출'에 있다고 보았고 오랫동안 대전대가 추구하는 교육이념을 고민해왔습니다. 새로운 교육브랜드 창출을 위한 모험적인 도전이 바로 레지덴셜 칼리지입니다. 우리나라 대학에서는 일반화 되어 있지 않지만 이미 영국이나 미국의 많은 대학들이 오래전부터 시행하고 있는 교육 시스템으로 영국의 옥스퍼드(Oxford)나 캠브리지(Cambridge)대학교는 다수의 독립된 College들이 모여서 연합체를 구성한 형태인데 그 College의 본질은 학업과 생활이 한 공간에서 진행되는 RC입니다. 레지덴셜 칼리지를 굳이 번역하자면 기숙대학이라고 해야 하겠지만 기숙대학이라고 하면 기숙사(혹은 생활관)를 듣기 좋은 말로 포장하는 것으로 오해를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전대학교의 교육 이념인 혜화를 붙여 HyeHwa Residential College라고 명명한 HRC는 단순한 기숙사가 아니라 진정한 교육기관이라 해도 손색이 없습니다. 전공에서 채워주기 어려운 다양한 경험과 지식에 대한 욕구를 이 곳에서 해결하고 학생들과 보다 밀착된 지도를 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인 셈이지요."



-대전대만의 차별화된 운영전략이나 콘셉트는 무엇인가요.

"우리나라에서 비교적 체계적인 RC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대표적인 대학이 연세대와 한동대입니다. 연세대는 1학년이 인천 송도에서 학업을 하기 때문에 거주공간에 대한 필요도 RC를 시작하게 된 큰 이유가 될 것입니다. 한동대는 기독교 이념 구현이라는 특이점이 있구요. 대전대 HRC는 출발 부터가 '특수목적을 띤 교육기관+생활관의 결합'입니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학생들의 자발적인 입교와 참여를 전제로 합니다. 쉽지않죠. 참여를 높이기 위해 졸업 학점으로 1학점을 배정한다는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은 두었습니다. 하지만 보다 유익하고 차별화된 교육 및 운영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이 경쟁해서 들어오고 싶은 곳으로 만든다는 것이 목표입니다. 운영은 두 가지 큰 틀에서 정리됩니다. 함께 생활하며 학습함으로써 시간과 공간이 공유되고 소통되도록 하는 것이 첫번째 입니다. 학생들이 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활용하는 습관과 지혜를 습득할 수 있도록 돕는 것 입니다. 또 다른 축은 전공 및 학과 교육과 차별화되거나 혹은 상호 보완성을 갖춘 교육의 기능을 추구합니다. 특히 감성교육과 인성교육에 큰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HRC가 그러한 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교수들로 구성된 RM(Residential Master)제도를 운영, 교수들이 번갈아가며 HRC에서 숙식하고 학생들을 지도하고, 또 재학생 선배들로 구성된 튜터제도도 시행합니다.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어울려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 나가는 공동체 공간 속에서 개인과 전체의 소중함과 가치를 찾도록 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어요. 프로그램은 계속 다듬어 가겠지만 현재로선 HRC교육영역과 자율활동 지원영역입니다. HRC교육영역은 커뮤니티 활동 중심으로 이뤄집니다. 공동체생활과 관련해서 학습하고 토론하고 창의적인 결론을 도출해 내는 과정으로 진행될 계획입니다. 자율활동 지원영역은 외국어, 독서, IT, 학습코칭 등 학습지원영역과 진로상담, 진로탐색캠프, 건강스포츠,이미지메이킹 컨설팅, 교양 및 취미활동, 학생 봉사활동 등 자기계발 지원영역,대학생활 전반과 생활 에티켓, 건강한 성 등 학생생활 지원 영역으로 나눠 운영됩니다. 감성과 인성 함양을 위한 다양한 교육이 시도될텐데 다같이 하모니를 이뤄 합창을 한다거나 함께 드로잉도 해보고 영화관람 등 예술 프로그램을 공유하는 식입니다. 또 봉사 동아리를 함께 참여하기도 합니다. 무언가를 시도해 봄으로써 학생들에게 도전정신과 열정을 심어주고 사고력과 창의력, 팀워크 등을 통합적으로 함양시키기 위한 학생 주도형 문제해결 프로그램 운영도 기획하고 있습니다. "



-대학교육의 성과가 취업률을 잣대로 평가되는 상황에 레지덴셜 칼리지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있을 듯 합니다.

"최근 기업이 운영하는 재단에서 각 분야의 리더 100인을 대상으로 4차 산업혁명시대에 요구되는 역량을 조사한 적이 있습니다. 그 결과 창의력, 인성, 융복합 능력, 협업능력, 커뮤니케이션능력, 감성(공감능력) 등이 제시되었구요.이에 대해서는 모두가 공감하지는 않을 것이고 더욱이 창의력이나 인성이 교육될 수 있는 것인가도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역량들을 자세하게 살펴보면 우리 대학 HRC의 교육 지향점이 결코 틀리지 않음을 알 수 있는데 제시된 주요 역량 대부분이 혼자 성취할 수 있는 능력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 함양될 수 있는 역량이라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HRC의 교육은 결코 낡고 회고적인 것이 아니고 오히려 미래에 요구되는 역량을 키울 수 있는 교육이라고 자부합니다. 우리는 대전대만의 교육적 가치를 '튼튼한 기본과 특별한 경험' 으로 정했습니다. '튼튼한 기본'이란 인문학과 기초과학을 바탕으로 하고 그 위에 각자의 전공 분야를 쌓아 올려 기본이 잘 갖춰진 전문인을 양성하는 것이고 '특별한 경험'은 건전하고 교양 있는 사회 구성원이 되기 위해 필요한 인성과 감성의 함양을 위한 다양한 체험적 활동들을 의미합니다. RC 시스템은 '튼튼한 기본과 특별한 경험'을 시도하기에 적합한 교육제도인데 작은 공동체를 만들어 사색과 독서와 토론을 통하여 서로를 이해하고, 봉사와 예술과 스포츠 활동 등을 통하며 서로를 배려하고 공감할 수 있는 교육의 장이기 때문입니다. 학생들에게 독서와 토론, 외국어, IT 등 학습활동뿐만 아니라 음악, 미술, 영화, 사진 등 다양한 예술 분야에 참여하여 직접 경험하고, 그리고 각 종 스포츠와 명상에 이르기 까지 대학생들에게 필요한 기본 소양 함양의 기회를 제공하려고 합니다. 우리 HRC의 모토는 '학생 중심의 생활과 학습의 공동체'입니다. HRC는 신입생들을 위한 첨단 시설을 갖춘 생활관임에는 분명하지만 그냥 단순한 생활관이 아니라 대전대학교 학생들이 미래를 준비하기 위하여 사려 깊게 구성되고 운영될 교육기관입니다. HRC의 성공 여부는 아직 누구도 장담하기 어렵지만 누구보다도 젊은이들을 사랑하고, 같이 호흡하기를 마다하지 않는 대전대학교의 교수들 그리고 직원들이 HRC에서 학생들과 더불어 열정을 다할 것입니다." 김훈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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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대학교 HRC(혜화레지덴셜칼리지)

▲대전대학교 HRC(혜화레지덴셜칼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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